우리은행 남부터미널지점도 이들 아파트와 상가 입주에 고무받아 문 열었다. 앞으로 문 열 은행까지 감안하면 주변엔 50미터가 멀다 하고 은행이 들어서 고객들의 자산을 끌어당기는 겨루기가 펼쳐진다.
서초유니빌 1층에 자리한 지점을 들러보니 ‘신 레이아웃’을 적용해선지 여느 은행 점포와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양현식 지점장은 “처음엔 어떨까 했는데 일 해보니 새 추세에 적합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점에 들어서면 반투명 유리로 가려진 VIP룸 입구부터 보이고 왼편으로 스피드 창구가 나온다. 다시 디자인이 새로워진 상담 창구를 지나 지점장실 옆 상담실에 앉았다. 문이 닫히자 방음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설명이 실감났다.
“VIP룸 외에서의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면 직원 누구나 고객과 상담을 나누고 제가 직접 만나야할 고객도 만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떠올려보니 스피드창구와 이용자 대기석의 면적은 지점 전체의 1/4남짓돼 보였다. 공간 대부분이 은행 및 금융상품과 재무전략을 논하는 상담공간인 것이다.
“10월 끝날 다 돼서 문을 열었으니 이제 3주째 영업이지만 서초동을 대표하는 점포로 만들어 보자는 직원들의 의지는 차고 넘친다”고 양지점장은 소개했다. “개점을 앞두고 모든 직원들과 홍보활동을 해본 결과 팀웍도 생겼고 생각보다 점포 입지가 뛰어나다는 점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지점 지점장은 넷이고 넷이서 뛰면 더욱 좋은 결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왜 넷이냐 물었더니 자신은 지점 전체를 이끄는 리더고 개인고객, 기업고객, VIP룸별 책임자들은 각각 자기분야 리더라고 했다. “분야별 책임자가 다들 전문가이고, 어떻게 하면 고객만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느냐는 데 힘을 합해 뛰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점장 혼자서 모든 업무를 핸들링하던 시대는 지났다. 취급상품과 고객별 욕구도 크게 달라 져 전문화하기 위해 기울인 은행과 각 개인 자신의 노력이 열매 맺을 때”라고 강조했다. “지점장은 자기 점포가 그 열매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고 이끌어 갈 뿐”이라는 나름의 운영원칙을 제시했다.
이런 그도 복잡한 심경일 때면 붓글씨에 심취한다. “한시나 채근담 등의 글귀에 담긴 선인들의 심상과 지혜를 묵향에 실어 담다 보면 업무나 가정생활 모두 새롭게 추스를 힘이 샘솟는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생각 없이 은행원이 됐다고 했지만 해보니 체질에 딱 맞아 “이것도 복”이라고 했다. 합병 훨씬 전 상업은행에 들어 전산기획도 담당했었고 과장시절엔 종기부, 차장 시절엔 영업점 2곳을 거쳐 합병후 재무기획부서에서 일하다 지점장이 되기 전 기업여신심사를 맡았었다.
“은행산업의 격변기를 겪는 것 역시 나는 물론 은행으로서도 약이 될 줄 믿는다”며 그는 앞날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