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제 형태 운영시 금리 경쟁력 제고 인식
지난 2000∼2001년 카드업이 호황을 누리자, 은행들의 카드업 분사가 러시를 이루었다.
우리은행은 작년 2월 舊 한빛은행과 舊 평화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통합해 우리카드를 출범시켰으며 그해 6월엔 신한은행이 카드사업을 분사시켜 신한카드를 설립했다.
또 올 2월엔 우리금융지주 계열 자회사인 광주은행의 카드사업도 우리카드에 양도 됐으며 경남은행의 카드사업 부문도 우리카드에 양도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 논의중에 있다.
특히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이 결정된 조흥은행도 그 동안 카드업을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운영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돼 왔다.
이처럼 은행들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카드업에 대한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분사해 자회사로 운영하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그러나 최근 카드사들이 카드채 및 연체 문제로 경영난을 겪자, 은행들의 카드사업 분사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6월초 결정된 국민은행의 국민카드 흡수합병의 영향이 적지 않다.
또한 카드사의 경쟁이 그 동안‘마케팅(서비스)’에서‘금리’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도 은행들이 카드사업의 분사를 재인식하기 시작한 원인중의 하나이다.
즉, 그 동안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및 무료 서비스 등으로 카드회원을 유치, 카드 사용을 장려해 왔지만 카드채 문제를 겪은 이후엔 높은 조달 코스트로 마진 확보가 어렵게 되자, 각종 무료 서비스를 중단하고 회원별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카드시장이 급변하자, 은행들은 향후 카드산업은 얼마나 조달 코스트를 낮춰 최대 운영 마진을 확보하느냐가 시장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은행들은 저리의 자금조달을 위해선 은행의 사업부제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은행들의 이 같은 판단은 그 동안 분리, 운영해 온 카드사의 흡수합병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간의 합병 논의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합병은 아직 타당성 정도를 검토하는 수준이지만 외환은행도 지난 3월 외환카드의 흡수합병을 검토한바 있어 은행들의 카드사 흡수합병은 향후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