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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익성 악화에 정부도 ‘한몫’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4-23 21:16

연간 수백만건의 금융정보 ‘공짜’로 이용

“일반 고객 대상의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져”



지방자치단체, 예금보험공사, 공정위, 공직자윤리위원회 등 각종 정부 산하의 기관들이 은행이 수익성 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들은 연간 수백만건에 달하는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은행으로부터 제공받고 있지만 수수료를 일체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정보 조회와 제공에 투입하는 비용과 인력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수준으로 수수료 신설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이 정부 관련 기관의 요청에 따라 제공하는 금융거래 정보 제공에 따른 수수료 지급 문제가 국회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현재 법원 및 검찰 등 수사기관, 감사원, 재경부, 국세청, 선거관리위원회, 공직자윤리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금감위와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총 13개 기관은 이른바 ‘금융거래정보요구기관’으로 지정돼 은행으로부터 금융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은 정보제공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어서 은행권의 불만을 사고 있다.

관련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금융정보 조회에 투입되는 원가는 발송비 1300원, 전체 발송분의 20%에 달하는 반송료 1100원 등으로, 은행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3000원 이상이다.

은행과 정보 제공 요구 기관에 따라서는 2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금융연구원은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은행의 대 정부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따르면 15개 국내 은행이 지난 2001년 하반기부터 2002년 상반기까지 정부 기관에 제공한 정보건수는 310만2000여건, 발송비만 해도 6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그리고 정보요구자가 정보제공과 관련되는 통보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것이 법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국회는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대상이 되는 본인 내지 친인척의 금융거래 정보 제공을 직접 요구할 수 있도록 금융실명거래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상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지금과 같은 수수료 체계가 지속되면 일반 소비자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계 전문가들이 중론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 중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 많은데 그만큼 누군가는 이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고객에게 제공하는 수수료를 전반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관련 단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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