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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금융 부활…‘개혁신드롬’ 끝이 없다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4-13 10:29

시장안정 명목으로 감독기능 강화 움직임

“금융당국은 시장이 아닌 정부 감독해야”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관치가 노골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관련 기관의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에 있어서 자율성과 투명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금융 분야에 있어서는 시장의 기능 회복보다는 감독기구와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당국 스스로가 ‘신금융 관치’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금융계는 때아닌 ‘관치’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 그리고 사스 등 정치, 사회적 이슈들 때문에 관심 밖에 있던 관치금융에 대한 문제점이 나라밖의 사정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카드회사들의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와 금융당국의 강압적인 태도는 금융계의 항의를 유발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카드 부실채권에 대한 은행권의 지원 방안은 ‘제2의 러시아 경제협력 차관’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국가와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은행이 무조건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논리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카드회사의 부실과 이에 따른 사회적 파장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볼 때 과거 IMF 직후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해당 은행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왜 고민하지 않았나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은행의 임원은 “은행에게는 업무의 효율성과 이를 통한 수익성을 강조하면서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며 “수익성이 다소 낮아졌다고 은행장에게 문책을 가했던 것은 무슨 의미였나”고 말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들이 금융 관치에 대한 정당성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이를 반박하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

먼저 금감위의 김석동 금융감독정책1국장이 주장한 ‘관(官)은 치(治)하라고 있다’는 논리는 금융 당국의 정체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관의 존재 목적은 다스리는 것에 있지만 치의 대상은 시장과 국민이 아닌 정부여야 한다는 것. 즉 민간의 경제행위를 정부가 감독한다는 발상자체가 자본주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 특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감독하는 것이 금융 당국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금감원의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부위원장의 금융 개혁론도 근시대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시장이 안정된 이후에 금융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시장을 불안케 하는 것은 금융 당국 자신이라는 것이다.

은행의 경우 교체설이 매년 주총 시즌을 전후해 난무하고, 실제로 매년 잦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은행권의 현실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임기내에는 인기와 표를 염두한 금융 개혁은 단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서 금융개혁의 폭과 시기를 놓고 정부와 금융 당국 사이에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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