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강원 행장은 3일, 매각 가능성 자체를 강력히 부인하고 연내 5000억원의 자본확충을 위해 주식 매각보다는 뉴머니(New Money; 신규증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외 여건상 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시키기 위한 하이브리채권 등의 자본확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구주(舊株) 매각 또는 신주(新株)를 인수하는 방식 등의 병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또 현재 하이닉스를 비롯한 현대 계열사 및 SK글로벌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고 있는데다 자회사인 외환카드에 상반기내 1200억원 정도의 증자를 협의중에 있어 자본확충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최근 제일은행의 제1대 주주인 뉴 브리지캐피탈(49%)이 조흥은행 매각 과정에 나서는 등 제일은행과 다른 국내 은행을 합병해 거대 우량은행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약 18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제일은행으로부터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뉴 브리지로서는 국내 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얻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뉴 브리지는 합병 파트너로서 한미은행 보다는 외환은행에 무게를 싣고 코메르츠 및 정부 등과 지분매각에 대한 협의를 진행, 대량의 지분 매입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ING, 알리안츠 등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 투자해 투자수익을 본 은행들과 달리 지분투자후 단한번의 배당도 받지 못한 외환은행 제2대 주주인 코메르츠가 더 이상의 투자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지분매각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밖에 미국계 투자은행인 론스타도 정부와 코메르츠 관계자들과 접촉,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각 가능성에 대해 외환은행은 투자은행과의 신뢰를 우려해 접촉 기관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강원 행장은 “매각은 사실과 다르며 코메르츠의 보유지분 매각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어떠한 MOU(지분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또 “경영권 등의 매각 등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일차적으로 뉴머니가 들어와 자본증대가 되는 방향으로 설정,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한편 지난 3월말 현재 외환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은 9.3%이며, 지분보유율은 코메르츠가 32.55%, 다음으로 수출입은행 32.5%, 한국은행 10.67% 등이다.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