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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가계대출 억제 대책 ‘허술’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2-12 20:32

제일銀 60% 한도(LTV) 무시…하나銀 시가 높게 적용

“지도 사항일 뿐…위반해도 문책 못해”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가계대출 억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 감독이 한층 강화됐지만 은행의 일선 지점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은행들이 금감원에서 권고하는 담보대출 비율(LTV)을 준수하고 있지 않으며 일부 은행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지점에 공문을 하달해 대출비율을 높일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비 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와 관련 금감원은 별반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대출비율은 규정이 아닌 지도 사항이기 때문에 미이행에 따른 제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가계대출 억제와 관련된 금감원의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감원은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담보 비율 상한선을 60% 이하로 낮추고 설정비 면제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관련 임원들을 모아 놓고 이상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담보대출 비율 60%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 설정비 면제를 유지하면서 과도한 경쟁을 부추키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정비 면제는 고객을 유인하기에 최적의 전략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주택 실수요자는 존재하는 것으로 한도 상향 조정을 통해 다른 은행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제일은행의 경우에는 잠실 등 일부 경쟁 지역의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출가능 담보비율을 분양가 또는 시세감정가의 70% 한도내에서 운영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설정비도 계속해서 면제해 주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추정 시가를 산정하는 데 있어서 아파트의 층수에 따라 시가 평가를 달리 적용, 간접적으로 한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권에서는 일반적으로 대출 한도 60%는 시세 하한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하나은행의 대출관련 업무규정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3층이상 아파트의 경우 상한가와 하한가의 중간가격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상 대출 징후는 한건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현장 점검을 통해 대출 한도 준수를 지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출 한도의 제한은 금감원의 규정 사항이 아닌 지도 사항이기 때문에 위반에 따른 문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관련 대책 회의를 통해 강력한 주문을 가하더니 이제는 문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지금과 같은 은행간 불공정한 경쟁이 지속된다며 금융당국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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