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규모의 대형화와 함께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 그리고 금융 서비스의 차별화 등 외형성장과 질적 성숙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합병과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대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은행권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비용 절감과 업무의 효율성이 은행 경영전략의 중추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각 은행들은 확고한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은행 고유의 특화 업무를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모든 부문에서 평균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한가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에 본지는 은행별로 가장 성공적인 특화업무를 선정,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미니시리즈를 기획, 은행 경쟁력제고의 좌표로 삼는데 참고가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신한은행의 가계금융 부문에 다른 은행들은 물론 금융당국도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실적이 급신장한 영업 배경은 물론 향후 전략에 대해 다른 은행의 실무 담당자들은 물론 당국의 정책 수립 관계자들은 신한은행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실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0년말 6조4500억원이었던 대출 실적은 지난해말 11조1400억원으로 4조6900억원이 늘었다. 반면 지난해말 대비 3월까지는 2조6400억원이 증가했다. 1년 매출의 절반을 1분기만에 달성한 것이다.
<표 참조>
더욱이 신한은행의 경우 가계지점과 기업지점을 분리해 운영하고 다른 은행에 비해 인력과 지점수가 크게 부족한 가운데서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으로 1인당 1억7400만원, 점포당 81억5700만원의 실적을 보여 시중은행 중 가장 우수한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부동산담보감정가를 연초 대비 20%가까이 줄이는 등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수립하게 됐고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하반기 중 시장 상황에 따라 지난해초부터 시행해온 설정비 면제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초 신한은행은 이전까지 철저하게 금기시됐던 설정비 면제 서비스를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도입했고 결국 전 은행권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 바 있다.
한편 신한은행의 실적 증가는 경영진과 일선 지점의 직원들이 오로지 영업에만 매진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계 중론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계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이재우 부행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부행장의 경우 지난 97년 중소기업지원부장으로 본점에 들어오기 이전까지 20여년간의 은행원 생활중 대부분을 영업 현장에서 보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의 흐름과 변동을 누구보다 먼저 간파할 수 있고, 또 정책 결정에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을 지점 직원들은 철저하게 이해하고 영업에 임해 결과적으로 현재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부행장은 “비법 아닌 비법이라면 철저하게 고객 중심의 영업을 펼친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고객 신뢰를 구축하지 못했다면 지속적인 거래 유지를 통한 꾸준한 실적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