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은행간 추가 합병 움직임이 금융당국과 금융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서울은행의 처리 방향이 우량은행간 합병이 성사된 이후 구체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발언이 금융당국과 서울은행의 관계자로부터 계속해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전략적 파트너인 BNP파리바와 지분 참여 확대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미은행과의 합병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량은행간 추가 합병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논란 끝에 은행법 개정이 재경위를 통과해 오늘 본회의에 상정되며, 은행법 개정은 서울은행의 처리를 앞당기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서울은행 인수 ‘기업 컨소시엄’ 대표인 신복영 前 서울은행장이 우량은행간 합병 진척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을, 그리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우량은행 합병을 우선 추진한 이후에 서울은행의 처리 방법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일련의 발언은 현재 우량은행간 합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금융계는 하나은행과 제일은행의 합병을 우선 추진하고 이후 서울은행을 추가로 합병시킨다는 복안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논의된 우량은행간 합병은 신한은행과 한미은행, 그리고 하나은행과 제일은행뿐으로 신한-한미은행의 경우 추가로 은행을 합병할 가능성은 없어 사실상 하나-제일은행의 합병을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은행을 추가로 합병시킨다는 구상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내부 중론은 이미 제일은행과 합병은 물론 서울은행과의 추가 합병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람은행과의 합병 경험을 통해 3자간 합병이 조직원을 융합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체득했다”며 “이미 행내에서는 제일은행과의 합병시기가 5월쯤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서울은행의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량은행간 합병은 예상보다 빨리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한 곳이라도 합병이 성사되면 추가 합병은행이 연이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도 조만간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하게 요구됐던 BNP파리바 은행의 추가 지분 참여 문제가 미셀 페베로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논의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과 지배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해 한미은행과의 합병 논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