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신년특집으로 기획한 ‘은행권 IT 전망’(8, 9면 참조)에서 시중은행 CIO들은 사업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별해 시스템화해야 IT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된다며 IT부서의 내부 고객인 업무부서와도 전산서비스 제공에 따른 원가 산출 및 지급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7일 본지가 마련한 2002년 ‘은행권 IT 전망’ 좌담회에 참석한 서울은행 원명수 부행장, 제일은행 현재명 상무, 한빛은행 천정락 상무 등은 금융 IT 산업의 발전과 위상 제고를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비즈니스 개념’을 꼽았다.
금융권 안팎에 IT조직은 아직도 후선 부서라는 이미지가 남아있고 IT투자가 은행의 수익창출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희박하기 때문에 은행 내외부적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IT부서가 수익센터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업무부서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성을 철저히 평가해 시스템화하고 행내 업무부서와 전산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은행의 원 부행장은 이를 위해 기존의 영업본부별 점포별 상품별 코스트 개념을 ABC(Activit
y Based Costing)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경우 업무별 사업별로 비용을 산출하기 때문에 행내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변경해야 한다.
은행 CIO들은 아웃소싱이나 전산자회사 설립 등도 ‘전략적 사고’에 입각해서 이해할 것을 촉구했다. 구조조정 문제로 이런 현안을 보면 은행 IT인력의 전문성 제고, 경쟁력 강화, 전체 경영전략 지원 등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최대 이슈가 될 전산통합도 ‘전략적 사고’를 적용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산통합을 단순히 파워게임 관점에서 다루면 은행 본연의 임무인 대고객 서비스의 편리성이나 수익 창출 등은 간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빛은행 천 상무가 “통합시 기술 보다는 고객의 관점에 초점을 두고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며 “노조가 나서서 힘으로 결정하면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제일은행 현 상무 역시 “전산통합은 비즈니스 이슈라는 점을 잊지 말고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유연하게 의사결정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 CIO들은 올해 은행 IT 투자규모가 전체적으로 30%가량 증가할 것이며 지난해에 이어 CRM 코어뱅킹 RMS 등 인프라 시설 구축이 주요 투자 항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 아웃소싱 시장이 확대되고 전산자회사의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