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대내투쟁 방침을 확정했다. 노조는 합병철회를 요구하고 나섰고, 현대 경영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현대증권의 구조조정 및 조직 효율화안을 둘러싸고 노조위원장과 임원진 사이에 심각한 의견대립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 임원인사가 단행된 뒤에는 노조 위원장이 경영진에 최후 통첩을 하고 나섰다. 구조조정안에 노조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달라는 요구다. 데드라인은 추석전인 이번 주말로 알려졌다.
7일 김동기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합병을 반대하고 현대증권 구조조정안에 노조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서 본격적인 대내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증권 경영진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재의 방만한 조직구조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현대증권 및 현대투신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합병과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사태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대외투쟁은 현재 철회된 상태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현대증권의 노조로서는 이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칫 이번달말 체결될 것으로 알려진 AIG컨소시엄과의 외자유치 본계약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AIG의 계획과는 별도로 현대증권은 현대경제연구원에 자체 구조조정안을 의뢰했다. 바이코리아 열풍 이후 부풀어진 조직에 메스를 대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 또한 노사위기를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김동기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경제연구원의 구조조정안이 노조의 입장은 배제한 채 경영진의 의도대로 만들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임원인사가 단행된 이후 경영진과 노조는 이 문제로 인해 심각한 말다툼까지 벌였다. 노조는 임원진에 이번 주말까지 데드라인을 통고하고 구조조정안이 경영진의 의도대로 만들어 질 경우 강력 반발할 태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용역은 2~3개월전 AIG와 1차 MOU체결이 있은 전후로 해서 현대증권이 자체 진단을 내리려고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익치씨등 그룹내 역학관계로 인해 뒤로 늦춰져 왔다. 그러다 2차 MOU가 체결되고 이익치씨가 퇴진하면서 연구작업은 급류를 타게 됐다.
한편 앞으로 AIG측의 행보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AIG는 자체 진단을 내릴 예정이지만 큰 틀에서는 2차 MOU 협상때 합병과 구조조정에 관해 현대증권 경영진과 입장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본계약이 이번달 말쯤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칫 노사 위기가 조직의 전반적인 위기상황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