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수가 나흘연속 거의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애를 태웠던 투자자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상승세로의 추세전환을 예견하는 전망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날의 급등세를 추세반전으로 이해하기는 다소 성급하다는 견해들을 내놓았다.
다분히 최근 급락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날 급등세는 전날인 8일 김대중 대통령이 `현대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통령의 한마디`는 새 경제팀의 개혁성에 회의적이었던 시장의 시각을 불식시키면서 현대문제가 당초 예상보다 신속하게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같은 기대감이 선물을 강세로 돌려 놓음으로써 그동안 우려했던 10일 옵션만기일의 충격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갖게 한 것으로 해석됐다.
당초 1조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쏟아져 나옴으로써 지수를 억누를 것으로 우려됐으나 현대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은 향후 장세전망을 밝게 함으로써 상당물량이 시장으로 흘러나오기 보다는 롤-오버(이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문제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일 뿐 실제로 이뤄진 것이 아닌데다 지수상승의 선행지표역할을 해온 거래량도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러 있는 등 아직까지 추세반전을 전망하기는 이르다는 게 시장참여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박재훈과장은 “이날 상승은 대통령이 현대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의지를 밝힌 것이 계기로 작용, 예상보다 반등의 강도가 컸던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추세전환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 지수 680∼720선 사이에서 바닥권이 형성됐다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이라며 “추가상승을 위해서는 현대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하며 정부도 보다 강력한 개혁의지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발표돼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준데다 미국시장의 추가상승에 대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어 향후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매도 등에 대한 우려감이 상당부분 불식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관들도 매물부담이 준데다 채권전용펀드와 비과세펀드 등으로 자금여력이 생겨나고 있어 심리만 회복된다면 자금의 선순환도 이뤄질 수 있어 현대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면서 정부의 개혁의지가 퇴색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시장은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