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올 사업연도가 시작된 4월부터 유배당 상품과 무배당 상품을 구별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형식상 유배당 상품이 1~2개 정도 되지만 거의 판매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가 유배당 상품 개발과 판매에 소극적인 이유는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영업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인데 실제로 이미 계약자배당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생보업계도 유배당 상품보다는 무배당 상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으며, 각 사들의 인기상품도 거의 대부분이 무배당 상품이다.
소비자들은 유배당 상품이 무배당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싼데다 회사에 따라 배당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배당 상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당을 받더라도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별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손보사들이 유배당 상품을 소홀히 하는 이보다 더 궁극적인 이유는 유배당 상품의 경우 상품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배당을 실시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배당 상품을 많이 판매했다가 올 사업연도 결산 결과 배당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회사 이미지만 나빠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감독당국이 업계 실정은 파악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주먹구구식으로 제도를 도입한 결과로 보고 있다.
사실 장기보험은 일반보험이나 자동차보험에 비해 영업수당·수수료 등을 포함한 사업비가 많이 드는 상품이어서 타 종목과 분리계정을 한다 하더라도 크게 이익이 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실정에서 검증도 없이 제도 도입을 우선적으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손보사들의 형식적인 시행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양비론을 펴고 있다. 상품만 만들어놓고 판매에 나서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는 것. 분명히 유배당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신상품을 개발할 때는 회사 입장과 영업조직 입장을 모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영업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