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보험설계사 관련 업무는 생·손보협회에서 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대리점 업무는 금감원 소관이다. 보험회사에 소속돼 있는 설계사와는 달리 대리점은 개인사업자인 관계로 감독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감독원에서 현재의 금감원으로 통합되면서 인력이 대폭 축소되자 대리점 자격시험이 보험연수원으로 이양됐는데, 업계는 관련업무도 이관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따라서 대리점 업무를 맡아서 할 기관이 어디냐가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손보협회와 보험개발원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서로 대리점 관련 업무를 맡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손보협회의 경우 설계사 관련 업무를 협회에서 하고 있는 만큼 대리점 업무도 협회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는 보험중개인 및 보험계리인·손해사정인 등 보험전문인 자격시험을 금감원으로부터 위탁 받아 시행하고 있는 보험개발원이 대리점 업무도 금감원으로부터 위탁받기 위해 로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그럴 듯 하게 퍼지고 있어 손보협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은 보험요율 자유화가 진전되면서 보험요율 산출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축소되자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보험연구소를 통해 컨설팅 용역을 의뢰받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올 초에는 보험전문인 자격시험 대리업무도 금감원으로부터 위탁 받는데 성공한 것이 사실.
이와 관련 보험개발원은 금감원으로부터 공식적인 언급을 받은 적이 없으며, 현재 위탁 받은 전문인 자격시험에 투입할 인력도 빠듯하기 때문에 추가로 대리점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손보협회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두 기관에 모두 분담금을 내고 있는 손보업계는 대리점 업무를 민간에 이양할 경우 협회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격시험은 보험요율 산출기관인 보험개발원 본연의 업무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은 보험회사의 영업조직 가운데 하나인 만큼 자격시험을 업계에서 주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설계사 자격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협회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대리점 업무를 업계에 이양하는 문제와 관련 내부적인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양여부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관될 기관이 거론되는 건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금감원이 조만간 대리점 업무를 업계에 이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협회와 개발원간 자존심 대결은 멀지않은 시일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