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예고된 시행령에 따르면 생보업은 미니 보험사 설립이 어렵지만 손보업의 경우 한 종목만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자본금이 최저 100억원만 있으면 설립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화재보험 등은 100억원, 특종보험 등은 150억원, 자동차보험은 200억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다.
현재 미니보험사 설립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은 자동차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은 다른 종목에 비해 볼륨이 크고 상품개발 비용 등이 적게 드는데다 판매가 용이하기 때문에 누구나 탐내는 시장이다. 앞으로 외국계 직판회사나 은행, 농협 등 타 금융권의 진출이 예상된다.
최근에 ‘한국자동차보험’이라는 법인대리점이 자동차보험회사로 법인등록을 마치고, 자본금을 갖추는 대로 본격적인 자동차보험업 영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해동화재가 인터넷 자동차보험 전문보험사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농협의 자보시장 진출설이 심심찮게 들리는 등 타 금융권도 자동차보험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특히 외국계 직판회사들이 국내 손보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처럼 자동차보험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보험사가 탄생할 경우 국내 자보시장의 판도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외국계 직판자회사가 통신판매 등으로 5배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그 영향을 받아 Sony 등 타업종 회사들이 초저가, 직접판매 및 틈새시장 공략을 영업전략으로 내세워 자동차보험 시장에 신규로 참여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유사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데 해동화재가 인터넷 영업을 천명하면서 저가형 자보 신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 외국계 직판회사가 국내 자보시장에 들어올 경우 이들 회사는 국내 손보사의 설계사나 대리점 조직과 같은 고코스트 판매채널을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한 직접판매를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타 금융권의 자보시장 진출도 예상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자보시장이 경직되고 있어 섣불리 들어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손해율이 안정되고 자보영업이 활성화될 경우 은행의 자보 자회사 설립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중하위 손보사들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손보사들에 비해 영업조직도 부족하고 서비스 수준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본력이 탄탄한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들이 생겨날 경우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감독당국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자본금만 갖췄다고 해서 무조건 인가해주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자동차보험은 계약자의 보험료로 보상을 해주는 업종인 만큼 보상이 가능한 지, 자본력은 풍부한 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