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생명의 대주주로는 현대증권 29.5%, 현대파이낸스 25.8% 등 주요 금융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현대생명이 명실상부한 현대그룹의 우산아래 들어간 것.
SK와 LG생명은 각각 국민생명과 한성생명을 인수, 생보업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이 두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찬밥신세’인데 반해 현대그룹의 생보업 진출은 올해부터 있을 그룹 분사와 관련이 있어 그룹내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그룹은 몇 년안에 그룹을 정몽구, 정몽헌 양회장체제 중심에서 지분변동을 통해 자동차·전자·중공업·건설·금융 전문소그룹으로 분사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생명은 그룹 왕회장인 정주영 회장의 평생 소원일 정도로 애착을 보인 사업이어서 그룹내부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그룹의 지원은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계열사들을 동원, 올해안에 자본금 2000억원을 출자하고,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사들여 총 5000억원대의 자금지원을 할 계획이다. 대형화를 조기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생명은 이를 밑바탕으로 2002년 업계 5위를 2007년에는 삼성생명을 추월, 업계 1위의 생보사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또한 그룹 차원에서 일본 메이지생명과의 합병으로 규모를 더욱 키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지분관계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룹 내부에서는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증권 등 주요 금융계열사들간 교통정리가 안돼 있어 양회장간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 안팎에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생명도 마찬가지. 전 부서에 걸쳐 현대계열사 출신들이 혼재, 포진한 것도 조직관리 및 후계구도와 관련 부담요인이다.
삼성, 교보 등 대형사들도 현대생명의 행보에 일단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 7년후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현대의 ‘사자후’에 어림없다는 태도지만 한편으로는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앞으로 경쟁관계로 강하게 떠오를 예비 라이벌로 인식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도 몇 년안에 업계 5위는 현대가 차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용수 기자 py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