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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發 증권가 ‘AI 열풍’… “리서치·투자도 척척”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5-02 00:00 최종수정 : 2023-06-09 13:49

대형 증권사 위주 AI 활용 사례 늘어나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 5년간 ‘4배’ 성장

챗GPT發 증권가 ‘AI 열풍’… “리서치·투자도 척척”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증권가에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열풍’이 불고 있다. 대화형 챗봇 ‘챗GPT’가 등장하면서부터다.

기존에도 디지털 혁신 바람은 계속 있었지만, 챗GPT가 대중화하면서 증권사들의 AI 서비스도 더 고도화됐다. 챗GPT를 활용해 종목 시황을 요약하기도 하고, AI 로봇이 가상 투자 결과 보고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2016년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AI 열풍’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구글(Google·대표 선다 피차이)의 인공지능개발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대표 데미스 허사비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에게 바둑을 이길 때의 충격이 다시금 전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챗GPT 활용 범위 넓어져…‘가상 애널리스트’까지 등장

증권사들은 챗GPT 활용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종목 시황 요약 서비스가 나오는가 하면, ‘가상 애널리스트(Analyst·투자분석가)’까지 등장했다. 미래 금융으로 가는 길목에 섰다는 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은 지난 25일 ‘투자 GPT 요약한 종목은?’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당일 고객으로부터 관심받는 종목을 선별해 시황 데이터와 최근 중요 뉴스(News·소식)를 챗GPT로 요약 제공하는 서비스다.

올해 2월엔 네이버 클라우드(대표 김유원) 기반 해외 뉴스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증권업계 최초로 챗GPT를 고객 서비스에 적용한 사례다. 5분마다 새로운 기사를 자동으로 번역·요약한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 보고서 ▲시장 읽어주는 AI ▲종목 읽어주는 AI ▲주식 종목 선별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도 기존의 정보통신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본부와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본부를 통합하고 데이터 담당 부서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AI 기반 리서치(Research·연구) 서비스 ‘AIR’를 개편한 ‘AIR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를 서비스 중이다.

AIR은 매일 쏟아지는 3만여 건 뉴스 콘텐츠 중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 계량 분석을 통해 선별한 경제 뉴스와 국내외 종목, ETF를 보고서 형식으로 제공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러한 방식으로 낸 종목 보고서는 국내 3020개, 해외 2745개에 달한다.

가상 인간을 활용한 사례도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AI 서비스 전문 기업인 이스트소프트(대표 정상원)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가상 인간을 활용한 리서치 보고서를 선보였으며,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도 AI 휴먼(Human·인간) 신생 기업인 딥브레인(대표 장상기)과 가상 애널리스트를 만들었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의 생김새와 목소리 등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다.

삼성증권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Character·인물)로 제작된 AI 버추얼(Virtual·가상의) 틱톡커 이름은 ‘이서치’다. 이서치는 삼성증권 디지털 우수 고객에게 증시 시황, 보고서, 연금 등의 투자 정보를 대화형으로 실시간 제공한다. 틱톡커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대표 쇼우 지 츄)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Creator·창작자)를 칭하는 신조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있는 대형 증권사 위주로 디지털과 AI 가속화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며 “AI 플랫폼은 시공간을 넘어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기에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도약도 가능할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로 경쟁하는 증권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원장 신진영) 연구위원은 “금융 분야에서 챗봇 수준을 뛰어넘는 AI 기반 가상 금융비서가 대거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소비자 대상 AI 서비스가 활성화할 경우, 다양한 이슈(Issue·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금융당국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도 점점 커져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er·로봇+투자 전문가)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증시 불황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의욕이 다소 꺾인 결과다.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지는 연금시장과 ETF 영역 등에 활용되면서 규모는 갈수록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콤(Koscom·대표 홍우선) 로보 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대) 센터에 따르면,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올 1분기(1~3월) 1조84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4220억원에서 약 4.4배 증가한 것이다. 해당 기간 증권사들은 19억9000만원에서 65억3000만원으로, 자산운용사들은 3억4000만원에서 1586억8000만원으로 운용 규모를 키웠다.

특히 올해 자산운용사와 자문 일임사 참여가 늘면서 로보 어드바이저 가입자 수는 전 분기보다 6.55% 증가했다. 가입 금액 역시 2.09% 확대됐다. 자산운용사와 자문 일임사 가입자 수는 각각 20.21%, 6.41% 증가하며 한국 로보 어드바이저 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로 개별 증권사들을 들여다보면 성장세는 더 확연하게 느껴진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연금 포트폴리오(Portfolio·자산 배분전략)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으며 올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 분기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2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1위다.

삼성증권의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로보굴링’도 출시 1년여 만인 지난 2월, 누적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계좌당 평균 투자금액도 지난해 초 30만원에서 현재 100만원으로 3배 이상 불었다.

로보 어드바이저 신규 서비스도 계속 나오는 추세다. 자체 개발하거나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기업과 맞손을 잡는 식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로보픽’, 키움증권(대표 황현순)은 ‘키우GO’라는 AI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은 올해 초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 ‘파운트’(대표 김영빈)와 손잡고 알고리즘을 활용한 ‘미니 ETF’를 출시했다.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도 AI 일임 투자 서비스 ‘핀트’(Fint)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대표 정인영)과 협력해 AI 투자 일임 서비스 ‘자율주행’을 내놨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개인 성향에 맞게 알아서 자산을 운용하는 게 큰 장점이다. 투자 정보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사람의 편향된 투자 접근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이 큰 요즘 같은 상황에 긍정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코스콤 로보 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 센터 관계자는 “2분기엔 중앙은행의 긴축 중단과 팬데믹(Pandemic·전 세계 감염병 대유행) 종료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로 주식 시장이 긍정적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챗GPT 확산에 힘입어 AI 능력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 기대됨에 따라 로보 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를 통과한 로보 어드바이저를 중심으로 국내 로보 어드바이저 산업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로보 어드바이저도 만능이 아니기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 대학교수는 “로보 어드바이저도 알고리즘(Algorism·공식)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시장에 대응을 못 한다”며 “예상치 못한 일이 시장에서 벌어졌을 때는 알고리즘 트레이딩(Trading·거래)이 엄청나게 취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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