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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모펀드 개인판매 5조원 밑 위협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8-10 00:00

6월말 잔고 5.2조…1년전 11.2조 찍고 낙하중
“전액배상·무한책임” 은행 기피…투자자 머뭇

은행 사모펀드 개인판매 5조원 밑 위협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은행권에서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판매한 사모펀드 잔고가 5조원 하단을 바라보고 있다. 잇따른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펀드 투심이 신뢰를 잃어 얼어붙고, 판매사 역시 거액 배상과 관리 감독 강화에 부담을 느껴 판매고 하향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 떠나는 개인, ‘반토막’난 잔고

9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가장 최신인 2020년 6월말 기준 은행권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5조1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고는 2019년 6월말(11조1537억원)에 고점을 찍고 12개월 연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 잔고는 말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업데이트 되는 7월 이후 통계에서 은행권 사모펀드 개인판매 잔고는 5조원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사모펀드 잔고에서 개인 판매 비중도 줄곧 하락세다. 지난해 내내 30%대를 유지했던 비중은 올들어 20%대로 내려왔다. 낙하 배경을 보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등이 터지면서 사모펀드 투심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련의 사태로 은행 같은 판매사 입장에서도 비이자 수익처로 사모펀드 ‘대체재’를 찾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4대 은행의 2020년 상반기 기준 방카슈랑스 월납 환산보험료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판매 펀드가 공모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DLF 사태 대책으로 은행권이 사모펀드에서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 채널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은행 사모펀드 판매 잔고와 공모펀드 판매 잔고는 각각 2020년 6월말 기준 21조8667억원, 82조96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5%, 3.2%인 수치다.

◇ 부담 느끼는 판매사…“시장 위축 불가피”

환매 중단 사태로 부실펀드 배상 부담이 급증한 것도 은행권이 추가 사모펀드 판매를 주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 2분기에 주요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 처리를 하고 충당금도 쌓았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라임 무역금융펀드 100% 배상안’에 대해 판매사들이 한 달여 만인 최근 7월말 “법률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일제히 결정시한을 미룬 것도 봐도 그렇다. 판매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쪽으로 배상 논의가 가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선보상이나 선지급 결정도 봇물인데 판매사나 투자자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선보상만 봐도 수용하면 이후에 소송이나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는 전제가 붙는 경우가 있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선지급은 개별 사적화해로 투자금이나 손실액 일부를 미리 지급하고 금감원 분쟁조정을 거쳐 사후 정산하는 방식인데, 나중에 정산하면서 선지급금 일부를 반환해야 하면 복잡해질 수 있다. 또 이사회에서 경영상 배임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은행 입장에서는 사모펀드 ‘무한’ 관리감독 책임이 더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꼽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개한 사모펀드 행정지도안 골자는 판매사와 수탁기관이 운용사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제2의 옵티머스 사태’를 막자는 취지인 셈이다.

하지만 판매사들은 행정지도가 이달 본격 시행되면 현재 인력으로는 강도 높은 운용점검이 어렵고 책임 범위도 명확하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례로 “운용사 자체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에서 해야 할 일을 판매사와 수탁사가 해야 할 수 있다”, “해외운용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에 대한 평가와 감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또 판매사·운용사·수탁기관·사무관리회사 상호간 협의체를 가동하는 사모펀드 전수점검에 대해서도 은행업계는 “상호합의 방식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사모펀드 취급 판매사가 줄어들고 상품도 줄어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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