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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집중기관 빅브라더 논란 점화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8-02 21:45

“별도 기관화 결국 개인정보 노출 무방비”
금융위 해명에도 국회·시민단체 ‘부글부글’

최근 중견 정치인 A씨는 금융거래 정보가 공개되면서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알짜로 평가받는 고위직 낙점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종종 유흥업소에서 거액을 사용한 A씨의 카드결제 내역이 공개되면서 전국적인 망신을 당한 것이다. 또한 보험가입 시 제출했던 의료기록들도 밝혀져 곤혹을 치러야 했다. A씨는 자료의 출처가 정부기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가상의 사례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걱정과 논란이 8월 중순 이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은행연합회와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별도의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을 추진하자 마침내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문제와 이에 결부된 빅브라더 논쟁으로 불길이 옮겨 붙기 직전의 상황에 이른 탓이다. ▶관련기사 2면

특히 오는 9월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카드사 사태로 한바탕 폭풍이 몰아쳤던 개인정보 이슈가 또 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 금융위 입장 고수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빅데이터 활상화 방안을 통해 비식별 정보를 개인신용정보 범위에서 제외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용정보집중기관이 빅브라더 논란을 빚고 있는 이유는 금융위가 제시한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별도 설립할 경우 정부가 이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0년 넘게 민간기구인 은행연합회에서 독립적으로 신용정보 업무를 해왔지만 금융위가 이를 분리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원을 비롯해 은행연합회, 시민단체 등이 반발했지만 금융위는 결국 별도의 산하기관으로 설립하고 기관의 공공성·중립성을 살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전문금융협회 등 5개 금융협회에 분산된 신용정보가 집중된다. 지난해 카드사 사태 이후 각 협회에 흩어진 정보를 통합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때문에 집중기관에는 국민들의 은행거래 및 카드사용 내역 등 일상과 밀접한 금융정보는 물론이고 보험정보의 경우 질병이나 보험금 수령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을 포함한다. 보안사고가 터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때문에 한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는 “보안의 기본은 분산관리인데 이렇게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은행연합회 내부에 있는 신용정보를 새로운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유출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 비식별 개인정보 논란 분분

게다가 금융위가 빅데이터와 핀테크 산업 육성을 이유로 비식별 개인정보를 신용정보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빅데이터 논란이 한층 거세졌다.

신용정보법상 비식별 신용정보도 개인신용정보로 규정하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위해 정보를 활용할 때마다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야해 실질적인 제약이 컸다. 때문에 금융위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비식별 신용정보의 경우 개인신용정보에서 제외해 동의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비식별 정보를 재식별하는 기술이 이미 존재하는 등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신용정보보호 강화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비식별 빅데이터를 결합해 개인을 재식별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이 이미 광범위하게 진행된 개인 및 신용정보의 불법유통 현실과 결합할 경우 귀중한 개인정보들이 기업의 이윤추구와 권력의 통제 목적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신용정보집중기관의 비식별화된 정보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공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빅브라더 의혹은 더욱 커졌다.

◇ 국회 vs 금융위 갈등?

금융위가 신용정보집중기관을 별도의 산하기관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고수하면서 국회와 금융위간 대립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김기준닫기김기준기사 모아보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월 24일 정무위에서 “금융위가 정무위 합의를 무시하고 별도의 사단법인으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설립하려 한다”며 “통합추진위원회 결정을 원천무효로 하고 국회와 다시 상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통추위가 정무위 부대의견에 따라 판단하고 결의한 것을 금융위가 함부로 무효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히는 한편 “국가기관이 정보를 쥐고 마음대로 하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신용정보법 개정은 개인정보보호를 더 강화하기 위해서였는데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신설하는 것은 법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 말했다.

한편 신학용 의원실 관계자가 9월 국감에서 신용정보집중기관과 FIU의 빅브라더 논란에 대해 지적할 계획을 밝히면서 논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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