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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추심 부가세 과세 ‘수익성 vs 투명성’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8-29 21:42 최종수정 : 2012-08-31 16:52

업계 존립 위기, 불법추심↑ “부가세 면세 유예해야”
구조조정 적기 도래, “수익성보다 투명성 확보 우선”

채권추심 부가세 과세 ‘수익성 vs 투명성’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2012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일자리 창출, 성장동력 확충, 내수활성화 및 서민생활 안정, 재정안정화 등이 주요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신용정보사 등 채권추심업자들에게 면제되던 부가세가 과세된다. 그간 부가세가 면제됐던 금융채권의 채권추심용역 수수료에 대해 부가세가 부과되는 것. 그러나 이 세법개정안을 놓고 채권추심업계 및 당국에서 논란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신용정보사들 사이에서도 각각의 견해가 다른 상황이다. 현재 세법개정안을 놓고 ‘투명성’과 ‘수익성’이 충돌하고 있다.

◇ 채권추심업자 수수료 부가세 면제, 오는 12월 종료

그간 채권추심업자 수수료 부가세는 업권의 영세성 등을 이유로 면제됐다. 2004년 → 2006년 → 2008년 → 2012년까지 약 8년간 면제 유예기간이 지속됐다.

채권추심 수수료 부가세 과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은행 등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실시, 이를 연체하면 1차적으로 은행 내부에서 채권추심이 진행된다. 이 단계에서 채권회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정보사 등 채권추심업체에게 채권추심대행용역을 위탁하고, 채권추심업체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재정당국은 그동안 이 수수료에 대한 부가세를 채권추심업계에서 주장한 영세성을 감안해 징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세법 개정안은 면세돼왔던 부가세를 과세하겠다는 재정당국의 의지다.

당국은 채권추심업이 금융서비스가 아니고, 2003년 채권추심대행용역 수수료에 대한 과세결정 이후 8년간 과세유예한 점을 들어 더 이상 면제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채권추심업계도 정부의 세수·세원 확대 의지와도 일맥상통, 면제가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재부 부가가치세제과 관계자는 “영국·캐나다·일본·독일·프랑스 등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 채권추심 수수료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한다”며 “그간 부가세 과세가 유예된 것은 업권의 영세성을 당국이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8년간의 자정노력 기간이 부여됐음에도 불구, 이에 대한 업계 자제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서비스 용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부가세를 면세한 것은 원칙적으로 ‘특혜’다”며 “해외에서도 채권추심용역 수수료에 대해 부가세를 부과, 과세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 신용정보업계 “부가세 과세, 업계 존립을 위협 우려”

채권추심 수수료에 대해 부가세 과세 결정을 재정당국이 철회할 뜻을 보이지 않자, 신용정보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가세 과세는 곧 신용정보사들의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 신용정보사들의 영업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2011년 신용정보사들의 채권추심 영업이익은 6892억원이다. 2009년(6849억원), 2010년(6899억원)에 이어 매년 7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익은 845억원이다. 이 수치를 토대로 채권추심 수수료에 부과세(약 400억원 추산)를 부과할 경우 신용정보사들의 당기순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는 “신용정보사 채권추심 중 금융채권의 비중은 70~80%다. 부가세 과세가 실현되면 은행들은 채권추심을 위탁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관리할 공산이 크다”며 “이경우 은행 자회사 신용정보사를 포함한 신용정보사 수익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위축도 초래, 절반 이상의 신용정보사들이 감소된다고 말한다. 부가세를 부담스러워 하는 은행들의 채권추심 위탁비중이 급감, 신용정보사들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부가세 부과로 인해 자체적으로 채권추심업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부가세 부과는 결국, 채권추심시장의 붕괴를 초래하고 신용정보사들의 연쇄 도산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추심업 중심, 대부업자로 전이돼 “불법추심 증가한다”

신용정보사들은 부가세 과세는 업권의 존립뿐 아니라 불법추심이 늘어나, 결국 고객들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추심업 수수료 부가세 부과는 은행들의 채권매입의 성행을 예상할 수 있다. 은행들은 담보가 설정된 채권에 대해서는 자체업무처리에 비중을 두겠지만, 신용대출 등 무담보 채권은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용정보사들은 신용정보법상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없어 매물채권이 중소 대부업자들에게 전가, 불법추심행위가 급증한다는 것.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등 대형 대부업체는 금융당국에서 상시 감독 등을 실시하지만 중소 대부업자는 그렇지 않다”며 “중소 대부업자들은 은행의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하며 법규준수여부라는 측면에서 부가세 부과는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매를 성행, 불법추심을 급증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재정당국의 의도대로 세금이 걷어 들여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가세 과세로 채권추심업의 중심이 대부업자들에게 넘어가도 탈세로 인해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들에 대한 점검에도 불구하고 현황 파악이 힘들어 탈세로 인해 세수·세원확대가 미지수기 때문이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는 “채권추심업 부가세는 은행이 부담하기 때문에 부가세를 피하기 위해 은행 자체적으로 채권추심업을 영위하거나 채권을 팔려고 할 것”이라며 “신용정보사들은 채권을 매입할 수 없기에 이는 대부업자들에게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는 불법추심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 채권추심업 등장 10년 “구조조정 통해 투명성 확보 필요”

반면 이번 기회에 채권추심업계 구조조정을 실시, 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부가세 과세로 신용정보사들에게는 타격이 크지만 이를 토대로 탄탄한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세법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채권추심업 수수료에 부과세가 부과돼 은행 등 채권자들의 비용부담이 커진다. 이는 은행들의 자회사인 신용정보사들을 내부 조직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아, 당장은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그러나 부과세 면세가 원칙적으로 특혜이며 올바른 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부과세 부과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권추심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지 약 10년이 되는 이번 기회가 구조조정의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채권추심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3년 신용대란으로 성장 가속페달을 밟은 이후 통신추심의 위탁이 활성화돼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은행들의 채권추심업 자회사 설립도 이에 일조했다. 경제호황과 더불어 채권추심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 그리나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시작으로 채권추심업계의 성장은 둔화됐다. 추심수수료율(2010년 6.3% → 2011년 6.0%)·수임채권규모(2010년 21조9000억원 → 2011년 20조1000억원) 하락도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기회가 구조조정이 적기라는 주장이다. 특히 회계시스템 등 자체적 인프라가 미비한 채권추심사들이 많아 부가세를 과세, 업계내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정보사의 수익성 감소, 존립 위기 우려 등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며 “그러나 업계 자체적 투명화가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이번 세법 개정안을 통해 부과세를 부과,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정보사들이 주장하는 불법추심 증가 우려도 당국의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가세가 도입되면 은행들이 부실채권 발생시, 매매할려는 의지가 높아져 채권추심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 대부업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결국 중소 대부업자들의 부실채권 매입은 불법추심을 부추기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어느정도 동의한다는 것.

그러나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대책은 부가세 부과가 아니라 당국의 불법추심 관련 대응이 우선과제라고 말한다. 현재 신용정보사들이 부가세를 면제받고 있지만, 중소 대부업자들의 채권매입이 전혀 불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 확립에 따라 이를 해결할 수 있어 부가세 부과와는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추심업 수수료 부가세 과세는 ‘수익성 vs 투명성’이 대립하는 사항으로 당국의 친서민기조로 보아 투명성 확보에 우선을 둘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이번 부가세 부과는 투명성 확보보다는 세원·세수확보가 우선과제인 것만은 분명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 자체적으로 투명성을 우선 확보, 향후 수익성 추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채권추심업 수수료 부가세 부과시 신용정보사 손익 〉
                                                                       (단위 : 억원)
(기준 : 2011년, 자료 : 금감원)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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