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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정책금융 새 틀짜기' 카드 꺼낸 배경은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9-09-11 13:00

취임 2년 "산은-수은 합병, 정부에 건의할 것" 깜짝
"4차 혁신기업 발굴 기지" 산은 새 역할 존재감 실은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산업은행(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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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산업은행이 구조조정만 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20년, 30년, 50년 먹고살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합병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금융권에서는 배경에 관심이 높다.

사실 정책금융기관 통합 이슈는 비효율 중복을 이유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이슈다. 이동걸 회장도 다 통합하자는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근본적으로는 이동걸 회장이 4차 혁신기업 발굴과 육성 기지라는 산업은행의 '미래' 역할론을 부각하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수은 콕집어 테이블로…아직 아이디어 수준

임기 7부 능선을 향해가고 있는 이동걸 회장은 정책금융 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동걸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도 정부에 건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깜짝' 발언이었다. 물론 이동걸 회장도 "산은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된 게 아니고 전적으로 사견"이라고 전제했다. 이동걸 회장은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불합리하지만 일부는 합쳐서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는 부분적인 통합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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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인 수은 입장에서도 "대내외 정책금융 역할이 명확이 구분돼 있고 이 부분은 정부 협의가 필요한 문제인데 현재 그런 부분이 전혀 진행 안된 상태"라는 반응이다. 산은과 수은의 주무 부처는 각각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로 나뉜다.

현재로서는 이동걸 회장이 지난 2년간 정책금융 수장으로 일해오면서 느낀 정책금융 개편 이슈를 남은 임기중 건의해보겠다며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동걸 회장이 합병 이슈를 논의의 장에 끌어올렸다고 당장 합병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가시화 된다고 해도 순탄하게 될 지 미지수다.

파생될 구조조정 파장, 부처 이기주의 등 제기될 이슈가 산적하다. 무엇보다도 실제 어떤 방식으로 통합이 이뤄져야 할 지, 기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넥스트, 넥스트…미래 외치는 이동걸 회장

이동걸 회장이 정책금융 새 틀짜기를 꺼내든 배경에는 산은의 새 역할론을 선제적으로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이동걸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미래를 위한 혁신창업에 연거푸 힘을 실으며 새로운 유니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60~70년대 산업화 지원 기지였던 산은이 이제 4차 산업에 매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묵은' 구조조정 숙제는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그동안 산은이 재무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이관해 가고 있다. 앞으로 대기업 구조조정도 제도화하고 시장화해서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담겼다.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이동걸 회장이 가장 강조해왔던 산은의 역할은 '넥스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6년 8월 시작된 산은의 벤처투자 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는 올해로 3년차를 맞이했다. 산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누적 기준 KDB넥스트라운드는 총 282회 라운드 열렸고 1023개 기업이 IR에 참여했다. 이중 180개 기업이 1조원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동걸 회장이 의욕적으로 힘을 실어 산은은 올 7월 첫 국내 최대 규모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 서울'을 개최해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 6곳과 손잡고 공동투자협의체 '메가 7 클럽'도 만들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에서 벤처 투자는 몇 십억 소액에 그치고, 이를 넘어서는 규모는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등 투자 생태계와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는 게 이동걸 회장 생각이다.

간담회에서 이동걸 회장은 "산은의 정책 공급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산은이 1000억원 투자해서 실패하더라도 견딜 덩치와 체력, 즉 규모와 수익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래서 산은과 수은의 합병도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언급키도 했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출자가 한정적인 만큼 기관을 유지하기 위해 산은 자체 경쟁력 강화에 목말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 이동걸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새 활로로 글로벌 진출을 강조키도 했다.

산은이 기업투자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특화돼 있다며 해외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동걸 회장은 "산은의 글로벌화에 애써 나갈 생각"이라며 "20년 뒤에는 산은 전체 수익의 절반은 국제 금융에서 올리고, 그 경쟁력으로 국내 산업 지원 체제가 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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