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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락가락 ‘토허제’…추락한 신뢰도

한상현 기자

h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4-07 00:00

지난달 12일 토허제 해제 후 강남3구 아파트 값, 7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
지난 19일 '강남3구·용산구' 전체 아파트 토허제 재지정…혼돈에 빠진 실수요자

▲ 한상현 기자

▲ 한상현 기자

[한국금융신문 한상현 기자] 서울시가 강남구와 송파구 일부 지역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난 2월 해제했다. 명분은 재산권 보호다. 해제 이후 집값이 상승하자 한 달여 만에 이를 번복했다.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 단지로 확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한 것이다. 재산권 보호 취지가 무색했고 부동산 시장엔 혼란만 불렀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제도로,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 또는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그 구역에 있는 토지 소유권·지상권을 이전하거나 계약하려는 당사자는 공동으로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토지 투기로 인한 비합리적인 지가 형성을 방지하는 게 골자다. 주로 미개발지역 개발사업 예정지를 중심으로 시행돼 왔다.

하지만 집값 상승이 우려되는 인근지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추진함으로써 사실상 주택거래허가제로 활용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경제주체의 부동산 거래에 개입하는 제도다. 그래서 헌법상 보장된 거주 이전의 자유와 재산권의 침해 논란이 많았다.

문제는 정책의 정당성이 아니라 추락한 신뢰도다. 정책이 단기간 내에 변경되면서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졌다.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된 만큼 신중하고 일관된 접근이 필수적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책 신뢰도가 중요한 이유는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믿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정책을 기준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신뢰를 잃은 정책은 시장의 투기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계획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정책의 신뢰도 저하는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나아가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동산은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은 금융시장과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부동산 정책을 신중하게 운용해야 하는 이유다.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선 중요한 원칙이 필요하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 상황이 변한다고 해서 단기적인 대응책을 남발하기보다 장기적인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점진적으로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정책 변경이 불가피할 때도 충분한 예고 기간을 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서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초기 1~2주간은 집값 급등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예상치 못했던 것은 4개월여 기한이 남은 강남권 토허구역을 서둘러 해제하고 번복한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의 결정이었다. 변덕스러운 정책에 실수요자들의 혼란만 커졌다. 시민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변명은 민망하기만 하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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