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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100선 붕괴…미중 무역전쟁∙지정학 리스크 ‘공포’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23 17:15

연저점 또 경신...밸류에이션 금융위기 직후 수준 추락
추가 하락 가능성 제한적...강력한 반등 재료도 없어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57%(55.61포인트) 하락한 2106.1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57%(55.61포인트) 하락한 2106.1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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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코스피가 장중 3% 넘게 급락해 2100선을 내주면서 연저점을 다시 갈아치웠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신흥국 증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밸류에이션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강한 반등을 이끌 호재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57%(55.61포인트) 하락한 2106.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9일 기록한 연중 최저점인 2117.62을 경신했다.

특히 장중 한때 3.10% 떨어진 2094.69를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갈아 치우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내준 건 작년 3월10일(2097.35) 이후 1년7개월여 만이다.

외국인이 4215억원, 기관이 2428억원을 각각 내다 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6411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를 통틀어 3855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전 업종이 하락했다. 의약품, 기계, 전기가스업, 유통업, 의료정밀, 화학, 운수장비, 종이·목재 등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이날 여타 신흥국 증시와 더불어 국내 증시를 초토화시킨 악재는 날로 격화하는 미중 갈등과 여기서 파생된 공포감이다.

최근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의 중국 관세 관련 강경 발언을 계기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 번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21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의도가 없으며 중국 지도자들이 관세 문제로 더 고통을 느끼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관세부과 조치를 오래 할수록 자신이 더 많은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정상회담과 관련,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미국 해군이 3개월 만에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미중 간 지정학 리스크까지 불거졌다.

인터넷판 인민일보와 대만 연합보 등은 전날 미국 해군 함정 2척이 중국과 대만섬 사이에 위치한 대만해협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미군 해군 합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지난 7월에 이어 3개월 만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반해 대만을 지지하는 의사를 피력하고자 계획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앞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중거리 핵조약을 파기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취하기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옛 소련과 미국이 1987년 체결한 중거리 핵무기 폐기 협정(INF)을 파기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그는 중간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방문한 네바다주 엘코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해 이를 파기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수급이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내년 기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며 “중국 증시의 하락과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는 보도, 미국의 중거리 핵조약 폐기 이슈 확대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관련 강경 발언으로 무역전쟁 공포감이 극대화된 데다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뉴스로 인해 미중 긴장감이 확대된 게 이날 코스피 급락의 주 이유”라며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 증시 낙폭이 상대적으로 과대한 건 수급요인과 내년 기업이익 악화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쪼그라든 만큼 당장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렇다할 상승 재료도 없는 게 현실이다. 김 연구원은 “수급이 조금만 개선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공포감에는 내성이 생기겠지만 상승 트리거가 안 보인다는 점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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