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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면세업계16] 롯데·신라 날고, 신규업체 고전 ‘양극화’

김은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2-27 11:01 최종수정 : 2017-02-28 09:31

과당경쟁·중국인 관광객 감소 속 희비 뚜렷

롯데면세점 본점 12층 매장 전경. 한국금융신문DB

롯데면세점 본점 12층 매장 전경. 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면세업계가 양극화에 접어들면서 일부 업체가 특허를 반납하고 최악의 경우 폐업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어느 정도 시장 안착하는 면세점이 생긴 반면 몇몇 면세점은 경영권 포기 논란에까지 시달리고 있다.

동화면세점은 최근 호텔신라에 변제해야 할 금액을 돈이 아닌 지분으로 갚겠다고 나서며 경영권을 넘기려하고 있다. 동화면세점은 수년간의 실적 악화와 함께 올해 초 루이비통과 구찌가 연이어 철수하는 상황을 맞았다. 여기에 영업시간마저 단축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817억 원의 매출액을 보였다. 앞서 2분기에는 9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 등이 본격 문을 연 3분기(869억원)부터 매출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 상반기만 해도 6곳에 그쳤던 면세점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면세점 주요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 또한 사드배치 문제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해 7월 93만 5000명에 달했던 중국인 방문객 수가 12월에는 54만 8000명으로 42% 급감한 점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 갤러리아면세점 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면세점 부문에서만 43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화갤러리아 임원 전원이 연봉 10%를 자진 반납했고 이달부터는 부장과 차장급들이 상여금 100% 자진 반납에 동참한다. 기존 800%였던 상여금을 700%로 줄이는 식이다.

악재에 처한 곳은 동화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 뿐이 아니다. 지난해 신규면세점들은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3분기까지 HDC신라면세점은 167억 원, 신세계디에프 372억 원, SM면세점은 20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보였고 두타면세점의 적자 규모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 신규면세점 중 최하위인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12월 초 당초 새벽 2시였던 영업 종료 시간을 자정으로 변경하며 심야 쇼핑 서비스를 접었다. 두타면세점은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던 일부점포와 새벽 2시까지 영업하던 매장의 시간을 통일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 때문에 심야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업 부진으로 인해 면세사업을 총괄하던 이천우 두산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계속해 악화되는 가운데 신라와 롯데만이 승자가 되고 신세계면세점이 2강 구도를 위협하는 식이 될 것 이라는 시각은 계속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의 구조조정은 시기의 문제일 뿐 불가피 하다는 것이 현재의 중론이다.

지난해 국내면세점 매출 규모는 전년 보다 33.5% 증가를 보이며 사상 처음 12조 원을 돌파했지만 롯데와 신라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을 뿐이고 나머지 신규면세점들은 나머지 4분의 1의 파이를 가지고 경쟁을 펼쳤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비중은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48.7%, 2위인 호텔신라가 27.7%를 가져갔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5조 원대, 호텔신라는 3조 원 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호텔신라는 지난 1월 신규면세점인 HDC신라면세점의 월단위 흑자 전환을 성공시켰고, 모회사의 오랜 유통경험을 살린 신세계면세점 또한 같은 달 월단위 흑자를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1월 매출 532억 원, 영업이익 1억 2500만원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 면세점 명품 빅3인 루이뷔통이 입점할 예정인 만큼 실적 호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 또한 지난 1월 인터넷면세점 실적을 포함한 매출 750억 원, 영업이익 12억 원을 보이는 등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신세계면세점에는 이달 버버리와 토즈, 다음 달 끌로에와 셀린느 등 고급 브랜드 매장이 잇달아 문을 열 예정이며 상반기 루이뷔통의 유치를 두고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롯데와 신라, 신세계를 제외한 면세점들의 앞날은 캄캄하다. 실제 1990년대 면세점의 폐업이 속출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허가제로 시작했던 국내 면세점은 1986년에 신청제를 도입했다. 이후 88올림픽과 아시안 게임 유치로 외국인 관광객 붐이 일며 1989년에는 전국의 시내면세점 수가 29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무더기 폐업하는 사태를 맞았다. 시장 규모에 비해 면세점 수가 많은 데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일본인 관광객까지 일본 버블 경기의 붕괴 탓으로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990년에 부산의 신라면세점, 서울의 파라다이스면세점 등이 문을 닫았고 이후 1996년 10곳이 문을 닫았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시내면세점은 11개까지 감소했다.

최근의 상황도 시장이 재편되던 199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국이다. 2015년 상반기만 6곳에 그쳤던 면세점이 올해 13개까지 증가했고, 중국인 관광객 또한 사드배치 문제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대폭 줄어들었다. 또한 올해부터는 정부에 내는 특허 수수료도 매출의 0.05%에서 0.1~1%로 최대 20배 증가한다. 이에 따라 양극화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2003년 한진이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고, 2010년 AK(애경) 도 적자 폭이 커지며 사업권을 반납한 바 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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