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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시한부’ 낙하산 은행장 우려 증폭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9-26 01:12

박근혜 정부 금융권 낙하산 인사 204명
자행 출신·전문가 선임 경영공백 막아야

‘정권 시한부’ 낙하산 은행장 우려 증폭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정부 낙하산 인사가 국책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금융권 전체에 입김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4년간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204명이라는 조사가 나온 가운데 특히 민간 금융기업이 낙하산 인사로 인해 오히려 경영 공백에 시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우리·국민은행, 정부가 민간 개입

최근에 국내 민간 대형은행인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낙하산 인사 구설수에 휘말렸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승계프로그램을 만들고 은행장 분리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국민은행장을 정부 낙하산 인사가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입김대로 양 은행의 은행장이 선임될 경우 시한부 임기의 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다. KB국민은행은 윤 회장 임기 전 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 속에 집안 싸움으로 둘 다 불명예 퇴진한 전력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윤 회장은 새로 임명되는 은행장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해 혹시 모를 내부 잡음을 방지하고자 한다. 은행장을 임명하는 이유가 KB금융지주가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덩치가 커서 전문성을 키워 경쟁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인데, 이 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경우 정부가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의 경쟁력을 직접 해치는 셈이다.

이미 구체적으로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KB국민은행장에 유력하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전형적 정무라인을 밟아 온 정치권 인사로, 은행 경영진 경험이 전혀 없다.

KB국민은행은 이미 낙하산 인사 루머로 한 차례 홍역을 치뤘다. 지난 4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KB국민은행 감사로 내정되었다는 말이 나왔을 때 그 배후로 지목된 바 있다. 신 전 비서관의 감사직 낙하산 인사는 안팎의 비판으로 결국 무산됐다.

우리은행 이광구 은행장도 성공적인 민영화 단계를 밟고 있어 상대적으로 연임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지만 전 이순우닫기이순우기사 모아보기 행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았지만 결국 퇴임했었다. 이광구 행장의 경우 민영화 성공 시 이사회 구성에 따라 정해진 임기인 12월을 넘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수행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은 정부 입김을 벗어나는 것이다. 낙하산 은행장이 내려올 경우 성장 동력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광구 은행장 연임이슈를 떠나 자행출신의 전문성 있는 인재가 원칙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의견이다. 두 은행 모두 낙하산 행장이 내려올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시한부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다.

◇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 자조하는 내부 구성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12월),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9월), 홍영만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 중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1월)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3월)도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2008년 이명박 점부 출범 초기에 금융기관 CEO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인사권을 갖지 못한 기관도 사실상 자발적 사퇴를 하도록 압박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방법이 조금 세련되게 바뀌었다. 금융기관 별 개별 공략을 했다. 하지만 방법만 바뀌었을 뿐 정부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라는 평이었다.

그리고 2016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 임기내 다시금 낙하산 인사설이 금융가에 떠도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는 경우 사표를 쓰는 것이 당연해진 환경 속에서 같은 정부 임기 내에서도 보은 인사로 낙하산 CEO가 내려온다는 소리에 현장 직원들은 실적보다 줄을 대는 것이 유리하다고 자조하는 형편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조준희 전 행장과 현직인 권선주 행장 등 최근 두 차례 내부승진 케이스가 나오면서 3연속 내부출신 행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더욱이 권 은행장 체제에서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기에 연임 명분도 크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국면에서 관련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수장의 ‘업무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업은행도 원래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업은행장으로 내려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으로 지난 4월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정권 차원에서 기업은행장으로 온다는 소리가 있었지만 정 전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서 차기 이사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되면서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한숨 돌린 셈이다.

◇ 금융권 낙하산 인사만 204명

박근혜 정부 4년간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204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정무위)은 ‘2013~2016년 임원 현황’과 ‘2014~2016년 공직자 취업제한심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 출범(2013.2) 이후 현재(2016.9)까지 금융공공기관 및 금융협회 등 유관기관과 금융회사에 임원급으로 취업한 공직자·금융권·정치권 출신 인사가 총 204명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별로는 KB국민은행 계열 14명, NH농협은행 계열 14명, 한국자산관리공사 13명, 한국주택금융공사 12명, IBK기업은행 계열 10명, KDB산업은행 계열 9명, 예금보험공사 9명, 기술보증기금 8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해영 의원은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신용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기술보증기금·예탁결제원 등 교체되는 기관장에 낙하산 인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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