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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길라잡이] 리디노미네이션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6-26 10:00 최종수정 : 2016-06-26 16:25

장부기재 편리, 대외위상 제고 VS 물가상승 우려, 전환비용 증가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다시 화폐단위 개혁,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의 한 라디오 인터뷰 중 "화폐 단위가 너무 커져 조(兆)를 넘어 곧 경(京)이 나타날 것", "1달러에 1000원이 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는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최운열 의원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은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시기"라고 답했다. 최운열 의원은 한국은행 금통위원 출신이기도 하다.

화폐의 액면가치 변동없이 동일한 비율로 낮추거나, 새로운 통화단위로 바꾸자는 리디노미네이션은 과거 두 차례 단행된 바 있다.

1차는 1953년 2월 15일 전쟁중이었다. '대통령긴급명령 제13호'가 공표되고 화폐 액면금액이 100대 1로 절하됐으며 화폐단위도 '원'에서 '환'으로 바뀌었다. 100원이 1환이 됐다. 전쟁 중 군사비 지출 등이 크게 늘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통화 대외가치가 폭락한 데 따른 것이다.

2차 리디노미네이션은 지하경제 양성화로 경제개발계획에 투자한다는 목적 등으로 1962년 6월 10일 단행됐다. '긴급통화조치법'에 따라 구권인 환의 거래가 금지되고 새로운 원화표시 화폐가 발행됐다. 화폐액면은 10분의 1로 조정됐다. 10환이 1원이 됐다.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에 따라 화폐 표시 금액이 커져온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한국 국민순자산은 1경2360조원 규모로 나열하면 0이 13개가 나온다. 환율 표시 역시 1달러에 1173원, 1유로에 1294.93원 식이다.

시장에서는 화폐단위 불편을 스스로 해소하고 있기도 하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 값을 메뉴판에 4.5라고 표시하면, 소비자들이 4500원으로 인식하고 값을 지불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장점으로는 거래와 회계장부 기재의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꼽힌다. 우리 통화의 대외적인 위상이 제고된다는 측면도 있다. 지하자금 양성화도 언급된다.

반면 단점으로는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일단 '0'의 개수가 줄어들면 심리적으로 물건이 싸다는 인식이 생겨서다. 또 마트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990원, 9990원 상품이 각각 1000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되면 각각 0.99원, 9.99원이 되어 실제로는 1원, 10원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금융기관 전산시스템을 바꾸는데 비용이 든다는 점도 단점으로 거론된다. 화폐단위 변경으로 인한 혼란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이다.

지난해 9월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화폐단위가 높다"는 지적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고 이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주열 총재의 발언은 이전 참여정부 당시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리디노미네이션 주창에 이어 시장에 다시 화폐단위 개혁 논의를 불붙였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며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의사를 표명한 것이 절대 아니다"며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는 점에서 중앙은행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충분한 사전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해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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