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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제도 개혁안’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5-31 21:47

인증의 구속력, 감사 교체 시기 등 이견 커
“경영 환경 고려한 단계적 도입 바람직”

정부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회계 선진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도 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의 제도를 상당 부분 차용하면서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와 일반 기업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경영 환경의 변화에 맞춰 제도가 단계적으로 바뀌는 것이 타당하다는 중론이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의 이른바 ‘회계 선진화 방안’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IMF 이후 기업의 회계투명성과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엔론, 월드컵 등 일련의 회게 부정사건과 우리나라의 SK글로벌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인 회계제도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11월 ‘회계제도 개혁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김진표 재경부 장관이 CEO 회계장부 인증, 회계법인 주기적 교체, 컨설팅 감사기능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회계 제도 개혁안을 6월 중 국회에 상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업과 금융계에서는 제도 개혁의 취지에는 동감하나 무리한 제도 개선은 경영의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기업의 재무 담당자는 “엔론 사건 이후 기업의 최고 경영자와 재무 담당자들이 마치 회계법인이 공모를 해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비취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임기 중에 투자자와 주주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기업 가치와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 지금의 CEO와 CFO가 처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도 “미국의 경우 회계 등의 관리는 철저하게 자율감리에 의존하며 정부는 이를 보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따라가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엔론 사태 이후 미국에서도 다시 공적 감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의 감독 방향도 공적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선회하는 등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K대학의 한 교수는 “인증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영자의 판단에 따른 사업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누가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회계법인의 주기적인 교체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에서는 소속 회계사의 교체만으로는 외부감사인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선 기업의 담당자들은 감사가 해당 조직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감사 경력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감사의 전문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도 감사의 주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 검토 과제로 남아 있는 등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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