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조흥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자산, 여수신 등 경영실적이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한 신한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조흥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지만 조흥은행을 거래하는 고객들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IMF 직후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합병과 퇴출이 이어지면서 당시 합병 은행에서 대규모 예금 이탈과 고객 이동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9년 우리은행의 경우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을 전후해 여수신 실적은 물론 자산도 크게 줄었다. 당시만해도 고객들은 합병과 은행의 퇴출을 같은 개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99년 79조4000억원이었던 총자산은 2000년 들어 75조5000억원으로 낮아졌고 99년말 54조였던 수신도 6개월만에 53조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흥은행의 경우에는 2001년 이후 여수신 및 총자산이 안정적인 증가세다. 지난 2001년말 60조원이었던 총자산은 2002년 6월말 64조6000억원, 그리고 지난해말 71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0년 대비 2001년 자산증가율 6.9%였던 반면 2001년 대비 2002년 자산증가율은 10.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대비 여신과 수신 증가율도 각각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은행의 합병 관련 논란이 고객들의 금융거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결과다. 조흥은행 본점 영업부 한 직원은 “지난 99년 강원은행과의 합병을 전후해서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달았고 지난해 10월에도 일부 고객들의 문의가 있었으나 크게 동요하는 모습은 없었다”라며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 은행과 은행원보다는 고객들이 보다 차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