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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회사 ‘앞이 안보인다’

박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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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4-05 19:08

편입은행 직원들 갈수록 커지는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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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하부조직 취급말고 경영독립 보장해야”

IT 전략기획등 상무 외부영입 추진에 불만도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지난 2일 각계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현판식을 갖고 화려하게 출범했지만 지주회사 실무를 운영할 최소한의 인력과 전문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한빛은행을 비롯한 자회사 편입 은행의 직원들은 아직도 지주회사 편입에 따른 불만과 피해의식을 갖고 있고 이를 반영, 지주회사와 자회사 노조간의 갈등이 야기되는 등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2명의 지주회사 부회장 밑에 소매금융 기업금융 기획전략 IT 리스크관리 등 4~5명의 상무급 간부를 선임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한빛은행 내에서는 옥상옥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뒷말이 무성하다.

자회사 노조들은 한결 같이 “금융지주회사는 단순히 개별 은행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차원의 사업인 만큼 노조도 경영진과 지주회사에 가능한 협력한다”는 입장이지만 각기 다른 임금체계와 당면 과제가 다른 4개 은행이 서로에게 적응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융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에 따라 AT커니가 제시하는 컨설팅 결과나 윤병철 회장이 구상하는 지주회사의 비전과 사업계획도 중요하지만 조직, 인력의 관리와 조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금융지주회사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 외부의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내부 직원을 교육시키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지주회사 설립사무국에 파견됐던 직원들은 대부분 복귀했는데 이들을 지주회사에 남겨 둘 명분이 없다. 3년이라는 계약기간 동안 기존에 근무했던 금융기관보다 다소 높은 급여를 받더라도 일체의 후생복리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 자회사에 속하는 인력을 이용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마치 자회사를 거느리고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주회사 조직 자체만으로 진행되는 일은 전무한 상태”라며 “업무 협조에 있어서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한빛은행 노조 관계자는 “벌써부터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거느리며 일방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방관할 수 없다”며 “지주회사도 자회사를 단순히 하부 조직으로 여기지 말고 경영에 대한 실질적인 독립을 보장하고 협력자로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은 이러한 위기의식과 노사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감안, 대책위를 구성해 노조와 지주회사, 노조와 해당 금융기관 경영진과의 관계 재정립, 그리고 4개 은행간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중이다.

한편 우리금융지주회사와 한빛은행 간에 빚어지고 있는 마찰과 갈등도 지주회사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단적으로 한빛은행 노조는 지주회사 회장과 한빛은행장의 방 배정문제를 놓고 지주회사측에 점령군 행세를 하지 말라며 강력 어필한 데 이어 지주회사 간판을 다는 문제를 놓고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한빛은행 노조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일반 노조원들은 물론 중견 간부들까지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중견 간부는 “사상 초유의 금융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출범 초기의 혼선은 불가피하겠지만 지주회사측이 산하의 자회사 은행 간부들을 부실의 주범 정도로 간주하고 너희들은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는 많은 직원들이 자포자기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의 능력있는 사람들은 제쳐두고 IT 전략기획 등을 담당할 상무급 임원들을 외부에서 별도로 충원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며 ‘한 번 잘 해봐라’식의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주축이 돼야 할 한빛은행의 경우 지난달 집행임원 인사에서 기존 임원들이 전원 재신임을 받은 데 따른 부점장급들의 의욕 상실, 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 등 4개 은행 직원들이 느끼는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감 등이 겹쳐 이래저래 지주회사의 장래가 걱정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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