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제값 받기’ 보다는 ‘조기 매각’에 대우차 처리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채권은행들의 추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GM의 인수의향서 제출로 활기를 띄고 있는 대우차 매각과 관련,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가격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의 충담금 추가 적립등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대우차는 많이 받아야 3조원대로 예상되고 있어 포드가 처음 제시했던 7조70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분할매각과 경영권 인수 조건에 따라 1조원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총 12조원의 여신을 지원한 은행등 채권단은 대우차가 헐값에 매각될 것을 예상, 추가 충당금 적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관망만 하고 있다.
한빛은행의 경우 9월말 현재 총 9000억원의 대우차 여신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 대해 29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쌍용차를 제외하고 대우차가 3조5000억원에 매각됐을 때 채권단의 손실율이 75%로 산출됐는데 그보다 못한 가격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져 추가 손실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흥은행도 3750억원의 대우차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1764억원이나 적립했지만 추가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도 외환은행 3700억원, 서울은행 2635억원 등 대우차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50% 내외씩 적립한 은행들은 대우차 매각 결과에 따라 많게는 수천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대우차 여신을 갖고 있는 국민(821억원) 주택은행(1134억원)등도 각각 75.8%, 65%의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대우차가 제값을 못받게 될 경우 추가 부담이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사퇴한 오호근 의장 등 대우차 매각을 전담했던 관계자들은 “제값받기에 연연해서는 대우차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대우차 매각 가격이 예상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전망돼 채권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8월 대우차 워크아웃안이 확정된 이후 추가로 자금을 지원한 조흥 한빛 외환 서울 등 은행들은 대우차가 매각되면 변제금 순서상 신규자금 지원분에 대한 보전이 우선된다는 데 조금이나마 안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차 여신 변제는 담보 여신, 신규자금, 99년 8월 워크아웃 결정 이전 여신 순이다”며 “신규자금을 지원하지 않은 은행들은 대우차 매각후 변제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