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서울투신 지분 25.4%를 보유한 2대 주주지만 사실상 계열사로 지배했기 때문에 서울투신 연계콜 1조2000억원 모두를 이제 산업은행이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부실 수익증권 환매비용을 감안하면 2조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미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한국투신을 인수하면서 정부로부터 6000억원을 지원받아 1조3000억원을 출자했다. 여기에다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한국투신의 부실이 예상보다 많은 5조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한투 인수에 따른 산업은행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투신사와 증권사를 인수해 과연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투자은행화를 명분으로 진출했던 증권업에서 이미 쓰라린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산업증권은 산업은행의 채권관련 업무를 기반으로 쉽게 장사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IMF 위기를 맞아 지난 98년 쓰러졌고, 기업문화의 이질성 등으로 은행이 증권업에 진출해 성공한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을 과거의 경험은 잘 말해주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