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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허브로”…이재명 정부, 토큰증권 전면 드라이브 [STO, 자본시장 다음 프런티어]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19 17:28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방문했다./ 사진 = 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방문했다./ 사진 = 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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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된 ‘디지털자산 허브’ 구상이 구체화되며, 그 중심축인 토큰증권(STO, Security Token Offering) 제도화가 정책 아젠다 최상단에 올랐다. 미술품, 부동산, 지식재산권(IP) 등 기존 금융시스템으로는 거래가 어려웠던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유통할 수 있게 되면, 자본시장은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갖추게 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증권업계 전반은 신사업 경쟁에 불이 붙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말부터 조각투자 유통플랫폼에 대한 정식 인가제를 시행하고, 연내 다수의 STO 발행 플랫폼을 제도권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과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인가 요건 충족을 위한 기술 검증과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들도 STO 기반 유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범 운영 계획을 마련 중이다.

이 같은 정책적 행보는 6월 16일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기반이 됐다. 금융위원회는 이 개정안에서 ‘수익증권 투자중개업자’라는 새로운 인가 단위를 신설해, 규제 샌드박스에 머물던 조각투자 플랫폼들이 정식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펀블, 카사, 뮤직카우, 루센트블록 등은 이를 통해 제도권 영업이 가능해졌고, STO 발행을 계획 중인 신규 사업자들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인가 대상이 된다. 수익증권 투자중개업자는 최소 10억 원의 자기자본 요건을 갖춰야 하며, NCR 등 건전성 지표 및 투자자 보호 기준은 기존 증권사 수준으로 강화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발행과 유통 업무의 분리 원칙을 명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동일 사업자가 신탁수익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동시에 담당해 이해상충 우려가 컸지만, 9월 30일부터는 유통업무에 대해 별도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자본시장 내 STO 질서를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플랫폼 간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회는 이에 발맞춰 입법도 병행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전자증권법 개정을 통해 블록체인에 기록된 토큰증권에 권리추정력을 부여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STO의 유통 범위와 절차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야는 STO 법제화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으며, 관련 법안은 7~8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상정이 유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토큰증권 중심의 디지털 금융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위원회 위원장도 “STO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드문 영역”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이상 공식 행사에서 STO 제도화를 거론하며 정책 추진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STO 전문업체 바이셀스탠다드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STO 상품 기획과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농협은행, 케이뱅크, 펀블 등과 함께 ‘STO 비전 그룹’을 꾸려 공동 대응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SK증권·블록체인글로벌과 함께 ‘펄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이 손잡은 ‘넥스트파이낸스이니셔티브’는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시범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등은 자체 플랫폼 구축이나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STO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STO 거래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퀸란앤어소시에이츠와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STO 시장은 2024년 약 34조 원에서 2030년 367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2020년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통해 STO를 정식 제도화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2017년부터 관련 가이드라인을 운용하며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대감 속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STO의 대규모 확산을 위해서는 자산의 공정한 가치평가 기준과 감사 체계 마련, 투자자 권리보장,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가 선결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조각투자 플랫폼의 유통인가 요건 충족을 위해 회계 인프라와 정보보호 체계, 권리관계 검증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은 제도권 진입의 물꼬를 튼 상징적인 사건이자 STO 법제화의 첫 실질적 이정표”라며 “하반기 유통인가제가 시행되면 STO는 ‘규제 샌드박스의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제도화 시장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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