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 조원무 전문위원이 최근 낸 ‘기업의 부실발생 징후 및 특징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무리한 사업확장이 부실 원인이 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나타난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훨씬 높았다. 75개 분석대상 기업 가운데 15 곳이 무리한 사업확장 끝에 실패한 경우이고 무려 10개 사가 중소기업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사업다각화 또는 설비 증설로 사업경쟁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재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외부차입에 의존했다가, 투자성과가 충분치 못하자 부실화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은 또한 판매부진에 따른 부실화 사례가 많았으며 이같은 원인으로 부실에 이르는 기업들은 2007년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실적 저하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동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유동성 부족과 자금압박 끝에 무너지는 사례다 보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게 특징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연쇄부도에 따른 부실은 역시 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금호, STX, 동양 등이 대표적이라고 꼽았다. 이 유형에서 시장환경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이 거래처 또는 계열사 이탈이나 부실화에 직면, 자금부담이 가중되자 버티지 못하고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사례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진 또는 대주주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조직체계 안정화나 경영권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는 바람에 회계분식과 횡령, 경영권변동 등의 급변에 처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