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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대’ 나의 노후 보장될까? (3) 위기의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너도나도 팔 걷어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1-07 15:49

‘퇴직연금 시대’ 나의 노후 보장될까? (3) 위기의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너도나도 팔 걷어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최근 정기 예·적금보다 낮은 연 1%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권과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는 14년만에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와 디폴트옵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기관들도 뒤늦게 수수료를 낮추는 등 가입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의 경우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해 해를 넘겼고, 수수료 문제 또한 반응이 시큰둥하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수익률을 구할 방법은 무엇일까.

기금형·디폴트옵션 도입 노력 불구 법안 통과 미지수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살릴 첫 번째 카드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13일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과 대응방안’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령인구 증가 대응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국내에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14년 만이다.

정부가 새로 도입하는 기금형은 수탁법인이 가입자별 적립금을 통합, 운용해 노동자의 노후소득 재원이 확충되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수탁법인은 사용자 대표와 근로자 대표가 선임한 이사와 자산운용 전문가로 구성되는 만큼 수익률 제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법안은 정부 입법으로 지난해 4월 발의됐다. 하지만 이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결국 해를 넘겼다.

만약 오는 2월 임시국회 때까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해당 법안은 5월,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디폴트옵션제도’도 추진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은 경우 사전에 지정한 적격상품에 자동 가입하는 방식이다.

DC형 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이익과 손실 모두 근로자의 몫이다. 금융지식이 부족하거나 시간 부족으로 퇴직연금이 방치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면 중·장기적으로 연 3~6%p의 수익률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미국과 호주 사례를 통해 디폴트옵션 도입 유무에 따른 수익률을 단순 계산한 결과 연 6.4%p 차이가 났다. 디폴트옵션이 정착된 호주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9%에 달했다.

하지만 이도 실질적인 도입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고용노동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퇴직금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이유로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대신 노사 합의로 원금이 보장되는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을 디폴트옵션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그대로라면 사실상 현행 제도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DB형에 투자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데 있다”며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면 DC형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방안이 필수”라고 말했다.

금융권, ‘수익률 연동 수수료’ 잇따라 도입

한편 매년 커지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자구책 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과 은행 계열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이른바 ‘수익률 연동 수수료’ 도입 경쟁이 한창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6월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최대 70% 인하하는 등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가입자 계좌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1년 단위로 해당 연도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확정급여형(DB) 수수료율을 구간별로 0.01~0.04%p 낮췄다. 기업 적립금이 100억원 이하인 경우 수수료율은 현재 연 0.4%에서 0.36%로 낮아진다.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셈이다. 삼성증권은 DB형 수수료율을 0.01~0.09%p 내렸고, KB증권도 0.04%p씩 낮췄다. KB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 중 연금을 수령하는 고객에게 운용관리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200조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은 미래의 주된 먹거리 시장”이라며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수익률 개선 방안을 내놓는 등 관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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