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200조 문턱 ‘어렵네’

MMF가 썰물처럼 빠지자 200조원 문턱까지 도달했던 자산운용사 총 수탁고가 다시 감소 추세다.

지난달 18일 199조3290억원으로 200조원 달성을 코앞에 뒀던 자산운용시장 수탁고는 4일 현재 194조원까지 추락했다.

특히 이는 부동산 등 실물펀드와 해외펀드가 잘 팔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라 운용업계의 고민이 크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4일 현재 운용사 총 수탁고는 194조1470억원으로 지난달 최고치 199조3290억원에 비해 5조1820억원이 빠진 상태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이번달 3일까지 4조원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체 수탁고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파생상품, 부동산, 해외펀드 등은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파생상품의 경우 3월초 6조원 수준이던 것이 두 달만에 7조7190억원으로 2조원 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펀드와 재간접펀드도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

반면 단기금융(MMF)의 경우 지난달 73조원을 넘어서던 수치가 4일 현재 68조를 턱걸이 하는 상황이다.

이에 협회는 “총 수탁고의 감소는 연기금 및 월말자금이 크게 빠진 데 기인하며 MMF 등 단기성 자금의 이 같은 입출은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는 이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보였다.
MMF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운용사 한 관계자는 “MMF는 보수가 낮아 회사 수익에 별 영향을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갑작스레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단지 법인 MMF를 다른 상품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중이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46개 투신 및 자산운용사 중 MMF 비중이 50%를 넘나드는 회사로는 기은SG, 동부, 동양, 동원, 하나알리안츠, 산은, KB자산운용 등이다.

반면 MMF를 아예 취급하지 않는 운용사는 글로벌에셋, 도이치, 마이에셋, 슈로더, 유리, 피델리티, KTB,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있다.

삼성투신운용 정성환 마케팅팀장은 “수탁고 구조개선 차원에서 보수가 낮은 MMF 및 3개월짜리 단기펀드는 입출이 심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없애고 있다”며 “다만 법인과 달리 개인의 경우는 규모가 작아 제한없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즉 총 수탁고 중 MMF 등의 단기성자금 비중을 30% 이내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 운용사 CEO는 이 같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업계내 M&A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 CEO는 “최근 업계 M&A 폭풍이 몰아쳐 대형화 추세로 접어들면서 업계 M&A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현재 매물이 부족하다는 게 관건”이라며 “이에 따라 단기자금보다 주식형에 주력하는 일부 운용사의 경우 규모를 키우는 외국계 운용사들로부터 매력적인 M&A 매물로 러브콜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MMF 비중 50% 육박하는 운용사 >
                             (단위 : 십억원)
자료 :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