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본의 미즈호금융그룹을 모델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금감위와 재경부는 외환은행에 대해 한빛은행이 포함된 정부 주도 지주회사에 들어가 주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7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은행 합병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과 한빛은행이 지주회사 형태로 합병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달 외환은행측에 한빛은행이 포함된 정부주도의 지주회사에 들어가 외환은행이 중심 역할을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은행이 한빛은행이 포함되는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에 들어갈 경우 합병은행의 총자산이 130조원을 넘어 세계 70대 은행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여기에 생보사와 증권사, 종금사까지 포함시켜 외환은행 주도의 지주회사를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외환은행을 국민은행과 합병시키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56%에 이르러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렵고 부실은행과는 합병하지 않겠다는 국민은행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포기했다.
금감위의 이같은 제의에 대해 외환은행은 내부적으로 찬반양론이 엇갈리는 등 결론을 못내리고 있지만 수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한빛은행이 포함된 정부 지주회사에 우월적 지위를 전제로 들어갈 경우 국내 예금자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고 앞으로 혹시 현대그룹이 잘못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백그라운드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환은행 일각에서는 1차 구조조정 당시 정부의 부실 지방은행 인수 제의를 거절했다가 그후 곤욕을 치른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정부 제의를 과감하게 받아들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빛은행과의 합병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대기업 여신 편중, 화학적 결합의 어려움 등의 이유를 들어 일부 비상임이사들은 강력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환은행은 한빛은행과의 합병과 관련,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외환은행을 방문한 코메르츠방크의 레머전무와도 이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츠방크는 이와 관련 내주 열리는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후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박종면 기자 m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