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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벤처인가…

한창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29 09:58

주식증여.타법인 출자 등 `외도`

국내 자금시장의 경색과 코스닥 시장의 침체속에서 솔선수범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벤처기업들이 미성년 자녀에 대한 사전 증여와 타법인 지분출자, 사옥건립 등 기존 재벌들이 벌여온 행태를 답습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29일 증권 및 벤처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에 등록한 벤처기업 대표들이 미성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사전증여하는 행태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벤처정신을 가져야할 기업들이 자녀들에게 불로소득이라 할 수 있는 수십억원대의 주식을 무상증여하고 있는 것이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사전증여 현황을 살펴보면 창투사로는 유일하게 대신개발금융 양용호 대표가 8살난 아들에게 26만7819주의 보통주 33억7500만원(6월 2일 종가기준)어치를 증여했다. <표 참조>

벤처기업별로 살펴보면 테크노세미켐 정지완 대표가 아들들에게 57억500만원어치의 주식 7만4096주를, 자네트시스템 고시연 대표가 아들에게 32억3500만원정도의 29만 2795주의 주식을, 바이오벤처기업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마크로젠 대표인 서정선 서울대 교수가 아들에게 4만5000주(31억6400만원) 주식을 넘겼다.

또한 삼지전자 이기남 대표가 아들 및 조카들에게 31억200만원 가량의 보통주 22만주를 증여했으며 일산일렉콤 아이씨켐 등도 자녀들에게 수십억원어치의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벤처기업들의 타법인 출자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코스닥 등록 타법인 지분출자 상위 10개사 가운데 7개사가 벤처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출자현황은 새롬기술 555억원, 골드뱅크 497억원, 다음 468억원, 파워텍442억원, 한글과 컴퓨터 296억원, 대양이앤씨 296억원, 메디다스 281억원이다.

벤처기업들의 타법인 출자에 대해 당사자들은 지분참여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다음 골드뱅크 등이 타사 주식매입 후 단기간내에 주식들을 처분해 투자이익을 거두는 것을 보면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벤처기업이 설립한 창투사가 20여개를 넘어서는 등 벤처에 투자된 자금이 연구개발이나 기술개발보다 다른 방향으로 유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한편 조성된 자금을 가지고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사옥을 건립하는 것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텔슨전자가 사옥을 건립했고 비트컴퓨터도 비트플랙스를 건축중이다. 메디슨, 미래와 사람, 콤텍시스템, 휴맥스 등은 자체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벤처업계를 선도해야 할 메이저급 벤처기업들의 이런 행태들이 이제 사업을 시작하는 벤처기업가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창호 기자 ch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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