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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설계사 영입전 바꾼 1200%룰…‘정착’에 방점

강은영 기자

eyk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31 00:00

스카우트 경쟁 완화…영업환경·지원체계로 무게중심 이동
설계사 장기 정착으로 소비자보호·상담 품질 향상 기대

▲ 강은영 기자

▲ 강은영 기자

[한국금융신문 강은영 기자] 보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설계사다. 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높더라도 실제 상품에 가입하는 과정에서는 대면이나 전화 등을 통해 설계사와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설계사는 가입자의 상황과 필요에 맞춰 상품을 설계하고 적절한 보장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가입자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보장 공백을 찾아 보완하거나, 최근 상품과 보험료 수준 등을 고려해 기존 보장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보험 가입 과정에서 설계사의 역할이 큰 만큼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설계사에게 상당 부분 의존하게 된다.

설계사의 역할은 상품 가입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보험은 장기간 유지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인 만큼 설계사는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며 보장 내용과 생활환경의 변화를 점검한다. 이후 고객의 상황이나 보험시장 변화에 맞춰 기존 상품의 리모델링을 제안하는 등 장기간 관계를 이어가기도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설계사는 영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기존 고객의 계약을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업력과 고객 관리 역량을 갖춘 설계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때문에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사이에서는 우수 설계사를 확보하기 위한 이른바 ‘스카우트 경쟁’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높은 정착지원금과 시책비 등 각종 유인책을 앞세워 설계사 영입에 나서면서 설계사가 단기간에 높은 수수료를 받은 뒤 다른 회사나 GA로 이동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판매수수료 경쟁과 잦은 설계사 이동에 따른 계약 유지·관리 부실 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을 확대 적용했다. 1200%룰은 보험계약 체결 후 첫 1년간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가 10만원인 계약이라면 첫해 지급할 수 있는 모집수수료가 12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보험회사에서 전속 설계사 또는 GA로 지급되는 수수료에는 해당 규제가 적용됐지만,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단계에는 적용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이번 개편으로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정착지원금과 시책 수수료 등도 초년도 수수료 한도 산정에 포함되면서 고액의 지원금을 앞세운 설계사 영입 경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실제 제도가 도입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고액의 정착지원금과 시책을 앞세웠던 설계사 영입 경쟁이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 GA 간 경쟁의 무게중심도 단순한 금전적 보상에서 교육과 영업지원, 고객관리 시스템 등 비금전적 인프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설계사로서도 지원금 규모보다 안정적인 영업 환경과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조직인지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서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설계사와 고객 간 안정적인 상담과 관계가 지속된다면 보험 가입과 유지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안도 한층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설계사 역시 높은 수수료나 정착지원금을 좇아 이동하기보다 안정적인 영업 환경에서 고객 관리와 상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제도 변화가 설계사의 전문성과 상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보험업계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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