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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분기점’ 넥슨, 글로벌‧책임 경영 강화 의지 표명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5 13:08

본사 일본법인 정기 주총 개최…이사 선임 등 표결
쇠더룬드 회장 비롯 글로벌‧투자 전략가 이사 선임
이정헌, 메이플 사태 책임 인센티브 자진 50% 삭감

넥슨 일반이사로 재선임된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 사진=넥슨

넥슨 일반이사로 재선임된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 사진=넥슨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서구권 시장 확대 등 성장 분기점에 선 넥슨이 이사회에 글로벌, 투자 전략가를 선임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붙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발생한 ‘메이플 키우기 확률 논란’ 후속 조치와 경영진의 자발적인 보수 삭감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 강화를 위한 책임 경영 의지도 드러냈다.

쇠더룬드 회장 재선임…감사위원에 투자 전략가 합류

넥슨재팬(일본법인 본사)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등 안건을 표결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를 비롯해 최근 신설된 회장직에 선임된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스튜디오 대표가 일반이사에 재선임됐다. 일반이사는 국내에서 사내이사와 같은 직함이다.

이번 쇠더룬드 회장 이사 재선임은 향후 넥슨 글로벌 전략적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쇠더룬드 회장은 20년 이상 글로벌 게임 업계에서 굵직한 타이틀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일렉트로닉 아츠(EA)에서 Worldwide Studios EVP(총괄 부사장) 직을 역임했으며, 그에 앞서 Digital Illusions CE(DICE)의 CEO로도 재직했다. DICE가 2006년 EA에 인수되기 전까지 ‘배틀필드’, ‘미러스 엣지’ 등 다수의 성공적인 게임 프랜차이즈를 개발한 바 있다.

EA 퇴사 후에는 개발사 앰바크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넥슨은 2019년 앰바크 스튜디오 지분 100%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쇠더룬드 회장와 앰바크 스튜디오는 지난해 4분기 ‘아크 레이더스’를 출시하며 넥슨의 오랜 숙원인 서구권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후 누적 판매량 14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지난 1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96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서구권 유저들의 호평 속에 다수의 플랫폼에서 좋은 성과를 이어가며 넥슨의 차세대 블록버스터급 신규 IP로 자리매김했다.

아크 레이더스 성공으로 넥슨 지난해 4분기 서구권 매출은 약 3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64% 상승했다. 4분기 지역별 매출도 서구권 매출 비중은 31%로 한국(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그동안 서구권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 수치다.

넥슨은 쇠더룬드 회장을 필두로 서구권 공략을 강화한다.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의 장기 전략, 크리에이티브 방향, 글로벌 게임 개발 방식 등 광범위한 분야를 총괄하며 기존 이정헌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해 회사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쇠더룬드 회장과 이정헌 대표는 오는 31일 일본 현지 CMB를 통해 향후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성격을 지닌 감사위원진에도 글로벌 전략가들이 합류했다. 우선 신임 감사위원에는 일본 대표 콘솔 게임사 세가(SEGA) 대표 출신 쓰루미 나오야와 지주사 NXC의 조한민 투자부문장을 새롭게 합류했다.

또한 기존 감사위원을 맡던 알렉산더 이오실레비치 NXC 글로벌 사업 총괄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일반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를 통해 쇠더룬드 회장과 이정헌 대표 등 실무진과 함께 글로벌 전략 구성에 힘을 보탠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지난해 '메이플 키우기 확률 논란'에 대한 책임으로 인센티브 50%를 자진 삭감했다. / 사진=넥슨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지난해 '메이플 키우기 확률 논란'에 대한 책임으로 인센티브 50%를 자진 삭감했다. / 사진=넥슨

‘책임 경영’ 이정헌, 메이플 키우기 논란 조치로 ‘보수 삭감’

넥슨은 글로벌 경영 강화에 함께 책임 경영도 강조했다. 특히 주주총회에 앞서 이정헌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메이플 키우기 확률 논란’에 대한 책임으로 인센티브 50%를 자진 삭감을 제안했으며, 이사회가 이를 승인했다.

이정헌 대표는 보수 삭감 이후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시스템 오류를 넘어 이용자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신뢰를 훼손한 문제”라며 “이용자 신뢰를 최우선 원칙으로 업무체계와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쇄신,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방치형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일부 주요 능력치가 한 달 동안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이후 사후 패치와 이용자 고지 누락이 드러나며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어빌리티 재설정’ 기능에서 최대 수치가 코드 오류로 등장하지 않았고, 유료 확률형 아이템 성격의 ‘빠른 사냥 티켓’ 관련 정보 공시가 불투명했다는 점이 문제를 키웠다.

결국 넥슨은 1500억원~2000억원 규모의 전액 환불을 단행했다. 이는 넥슨 연 매출의 약 3~4%에 해당하는 부담이다. 넥슨은 해당 금액을 정기주주총회 소집통지 공시에서 환불부채로 반영했다. 이번 논란으로 이용자 신뢰 훼손은 물론 실적 감소까지 겪은 것이다.

넥슨은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를 메이플본부 본부장을 겸임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전임 장원기 메이플본부 본부장은 사태 책임을 지고 넥슨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대 실적에도 경영진이 보수를 자진 삭감한 것은 그만큼 넥슨이 메이플 키우기 논란을 중대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라며 “넥슨이 글로벌 사업 강화를 가속하는 만큼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이용자 신뢰 훼손 등에 대해서는 확실한 책임 의식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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