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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고금리 주관' 흥국·유진·DB증권...역량 한계 노출 [2025 결산③]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5 06:05 최종수정 : 2026-02-05 18:17

저신용 · 자본성 · 우량채 편중 속 드러난 주관사 발행금리 통제력 격차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2025년 회사채 시장에서 대표 주관 증권사별로 발행사의 평균 발행금리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신문이 2025년 한 해 동안 발행된 공모 회사채(자본성증권 포함) 발행신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시장 전체 가중평균 금리는 3.330%로 집계됐다. 이번 분석은 단건 주관에 따른 수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주관 실적 규모별 그룹화 및 단순 산술 평균이 아닌 발행 규모를 반영한 가중평균 산식을 적용하였으며, 은행채·여전채·수요예측 미실시 건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흥국증권, 유진투자증권, DB증권을 비롯, 자본성증권 주관이 많았던 교보증권과 한양증권 등은 4~5%대의 높은 금리를 기록해 이들이 주관한 발행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권 증권사, 평균금리 급등… 프라이싱 주도력 시험대

올해 DCM(부채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주관 딜에 대한 가중평균 발행금리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흥국증권이었다. 흥국증권은 주관 딜 평균 발행금리 5.585%를 기록하며 시장 평균 대비 무려 225bp(1bp=0.01%p)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4.098%)과 DB증권(3.914%)도 4% 안팎의 금리로 딜을 마무리하며 ‘고금리 주관’이라는 부담스러운 꼬리표를 피하지 못했다.

이들 증권사의 공통점은 수요예측 단계에서 투자 수요를 충분히 결집하지 못해 금리 밴드를 공격적으로 낮추는 '프라이싱(Pricing) 주도권'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진, AJ네트웍스, 한진칼 등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우량채(A급 이하) 딜을 주관하면서 스프레드(금리 격차) 관리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비우량채는 기본적으로 민평 금리(기준 금리)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있으며, 시장 변동성 확대 시 투자 심리가 가장 먼저 위축되는 영역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위권 주관사들이 고위험 발행사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담당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주관사가 아무리 정교한 태핑(Tapping)을 거치더라도 비우량채의 구조적 한계상 4~5%대의 고금리 장벽을 깨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관사의 핵심 가치가 발행사의 재무 건전성을 위해 1bp라도 낮은 조달 비용을 구현하는 데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들의 금리 관리 역량 부재는 향후 수임 경쟁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DCM] '고금리 주관' 흥국·유진·DB증권...역량 한계 노출 [2025 결산③]이미지 확대보기


교보증권(3.669%)과 한양증권(3.470%)도 주관 딜의 평균 발행금리가 시장 평균을 상회했다. 이들은 금융지주사나 보험사의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주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본성 증권은 상환 순위의 후순위성과 초장기물이라는 상품 특성상 일반 무보증 채권 대비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산되어 금리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동일 발행사라도 일반 무보증채와 자본성증권 간 금리 차이는 수십 bp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안타 · iM증권 최저 금리 기록… 딜 구성 효과는 감안해야

반면 유안타증권(2.865%), iM증권(2.964%), LS증권(2.977%)은 업계 최저 수준의 발행금리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은 주관 건수가 1~3건 내외로 극히 적었으며, 그 대상 또한 KB증권, KT, LG유플러스 등 신용도가 매우 우수한 우량채에 집중됐다.

우량채는 민평 대비 언더 발행(Under-pricing)이 상시화된 종목으로, 주관사의 세일즈 역량보다는 발행사의 신용도가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따라서 소수 우량 딜만으로 도출된 2%대 금리를 주관사의 역량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히려 5조 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SK증권(3.216%), KB증권(3.342%), NH투자증권(3.352%), 한국투자증권(3.356%) 등 대형 주관사들은 우량채부터 고금리 자본성 증권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소화하며 시장 전체 평균(3.330%)에 수렴하는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는 대형사들이 전체 DCM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역할을 수행하며, 금리 변동성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차환 중심 시장, 1bp가 주관사 경쟁력 좌우

2025년 회사채 발행 자금의 용도를 분석해보면 채무 상환(72.9%)과 운영자금(20.4%)이 전체의 93.3%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부채를 리파이낸싱(Refinancing)하기 위해 시장을 찾는 상황에서, 주관사가 확정하는 금리 1bp(0.01%p)는 발행사의 현금 흐름과 재무 건전성에 직결되는 결정적 변수다.

결국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주관사의 시장 장악력과 투자자 설득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평가지표다. 흥국·유진·DB증권 등 하위권 증권사들이 보여준 높은 발행금리 결과는 비우량채 주관이라는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수임 경쟁력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발행사들은 이제 '얼마나 많은 딜을 했느냐'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신용도에서 최저 금리를 끌어낼 수 있느냐'를 주관사 선정의 1순위로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차환 시장이 지배하는 국면에서 발행사들은 주관사의 이름값보다 실질적인 스프레드 절감 능력을 최우선 고려 요소로 둔다”며 “2026년에는 발행사의 등급과 증권 특성에 따른 ‘타겟 금리’ 적중 능력이 주관사 생존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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