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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재부 국채과장 '국채시장의 도전과 대응'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5-11 10:21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박재진 국채과장 "국채시장의 도전과 대응" (월간 재정동향 5월호)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당연했던 일상이 멈추면서 피로감도 높아만 가고 있다. 팬데믹이라 하면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이 떠오른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희생시키며 위세를 떨친 흑사병. 그러나 흑사병도 결국은 소멸되었고, 한편으로는 근대 유럽 문화의 태동이 된 르네상스 시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보면서, 역사 속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세계경제가 유례없는 침체를 경험한 가운데 각국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재정·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9년만에 네 차례 추경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금년에도 1분기 중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 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채시장은 급증한 국채의 원활한 소화와 안정적인 시장 운영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예전에 100조원 수준이었던 연간 국고채 발행량은 작년 174조원, 올해 186조원으로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규모 발행에 따른 일각의 우려에도 현재까지 국고채는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되면서 안정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정부는 수급 부담 완화를 위해 시장의 수요 여건을 감안해 시기별·연물별 발행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실시하는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더해 우리 국채시장의 역량이 위기 극복의 핵심 바탕이 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우리 국채시장은 국고채 통합발행, 국고채 전문유통시장 개설, 국고채 전문딜러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꾸준히 역량을 키워왔다. 그 결과, 대규모 국고채를 역대 최저 금리로 조달하면서, 국채시장은 재정정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역할을 함과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성과 실물경제 회복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역시 위기 상황에서도 한국 국채시장에 대한 견고한 신뢰를 보이며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이 도전을 적극 활용해 좀 더 넓은 시계에서 국채시장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지난해 10월 마련한 「국채시장 역량강화 대책」은 그 노력의 일환이다. 이 대책은 ① 탄탄한 수요기반 확충, ② 효과적 공급전략 마련, ③ 안정적 국채시장 운영, ④ 전문적 지원기반 구축이라는 4대 전략 하에 실효성 높은 제도개선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국고채의 수요기반을 보다 탄탄히 다지고자 한다. 국고채 핵심 수요 기반인 국고채전문딜러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외국인과 개인으로 국채 수요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개인의 국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리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는 개인투자용 국채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채법 개정과 함께 세부사항을 담은 고시 등을 제정하여 국민들의 중장기 재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대규모 국고채 발행물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국고채 중장기물 수급 부담 완화를 위해 금년 2월부터는 국고채 중 만기가 가장 짧은 2년물을 새롭게 발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금년에 신규 도입된 모집 방식의 비경쟁인수 제도(통상의 입찰 방식이 아닌 사전 공고된 금리로 일정 물량을 발행하는 방식)는 국고채 전문딜러에 대한 인수여력을 보강하고 월별 국고채 발행물량의 변동성을 완화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셋째, 대내외 충격에도 국채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 운영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수기 호가 입력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보완하고자 국고채 전문유통시장에 자동호가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시장 급변동시 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비상조치 수단으로 국고채 긴급 조기상환 및 교환제도 시스템도 마련하였다.
끝으로, 중요도가 날로 커지고 있는 국채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적 지원기반도 더욱 공고화해 나갈 것이다. 이 일환으로 금년 2월 한국개발연구원·금융연구원·자본연구원 등 전문연구기관과 시장참여자 등으로 구성된 「국채연구자문단」을 출범하였다. 자문단은 주요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정책 제언으로 국채정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채 정보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국내외 국채 관련 정보를 통합ㆍ일원화하는 국채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채시장의 최종 관리자 역할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여전히 국내외 잠재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안정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마련한 국채시장 발전 과제들이 현장에 원활히 안착될 수 있도록 시장과의 소통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추가적인 정책과제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추진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오늘의 위기와 도전이 우리 국채시장의 르네상스, 선진 일류 국채시장으로의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고대해 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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