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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들 첫 현장 점검에 긴장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4-15 23:38 최종수정 : 2012-04-16 09:58

금감원,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 전수조사 착수
부동산시장 불황에 강도 높은 관리감독 ‘좌불안석’

“최근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등을 감안해 차입형 토지신탁을 취급하는 부동산신탁회사의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실태점검을 하고 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자산운용과장

“이번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 수행 측면에선 수익성이나 시장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부동산신탁사 CEO

“일단 점검 결과를 토대로 부동산신탁회사의 건전성 악화를 예방하려는 추가 방안도 검토할 것이다. 아울러 상반기에는 부동산펀드의 운용실태도 점검함으로써 투자자보호 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경수 금융감독원 복합금융감독국 신탁업무팀장

금융당국이 차입형 토지신탁(수탁받은 토지를 개발해 분양ㆍ임대 수익을 배분)을 취급하는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사상 처음으로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에 나선 것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회복되지 못해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자산 건전성이 나빠졌을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달 부동산신탁회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끌어올린 데 이어 금융당국의 사업장별 실태 점검에 부동산신탁회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점검 결과에 따라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경우 사업개편이 불가피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 금융위, 부동산신탁회사 사업장 건전성 실태 점검

금융감독 당국이 오는 20일까지 1조원 규모 부동산 신탁회사들의 자산건전성 점검에 착수,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출범이후 처음으로 부동산신탁회사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의 현장 실태점검에 나서면서 관련 부동산신탁사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업체별로 5억원 이상 신탁계정 대여금 잔액이 남아있는 사업장 98곳을 직접 방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에 따른 정확한 결과는 다음달 초·중반은 되어야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란 업체가 토지 소유주에게 토지를 신탁받아 이를 개발하고 분양 임대 등을 통해 수익금을 배분받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업이다. 이 경우 부동산신탁사가 자기 자금으로 대여해 직접 공사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동산 및 건설 경기에 따라 자금회수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고 부실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일단 토지신탁 업계는 이 같은 리스크에 따른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 수행 측면에서는 수익성이나 시장 위축 가능성과 관련 내심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실태 점검은 금융위원회에서의 요구 사항이기도 하지만, 금감원 자산운용검사실 조사인력의 절반 정도가 기존 업무 일정을 조정해 일시에 전국 각지 공사장을 방문, 직접 임장 조사에 나선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 향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수익성 제한 우려도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에서 지적된 내용을 토대로 대손충당금 적립 규정을 강화하고 업계 내에서도 이를 원만히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복합금융감독국 자산운용검사실 김도인 실장대행은 “토지매입상황이나 공정률 분양률 임대율 등 사업 진행 상황과 함께 대손충당금 적립현황, 원리금 회수현황 등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 때문에 향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의 수익성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부동산신탁사의 某 사장은 “신탁계정 대여금 규모를 높일수록 그만큼 부실에 따른 충당금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회사의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사업 진행에 앞서 한번 쯤 더 생각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사업장 수가 많고 대손충당금 규모가 큰 대형사들에 대한 리스크 점검 때문에 일종의 들러리를 서는 상황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실제로 조사대상 153개 사업장 가운데 108개가 한국토지신탁이 보유한 사업장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토지신탁과 대한토지신탁 2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각각 1512억원과 1231억원으로 금감원이 밝힌 업계 전체 대손충당금 총액 2775억원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표 참조〉

다시 말해 이들 2개사에 리스크가 몰려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과거부터 진행해 온 임대전환 사업장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 수준으로 충당금 수준을 크게 높이다보니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큰 문제없이 사업이 완료되면 향후 수익으로 환입되는 부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흥찬 금감원 복합금융감독국장은 “지난해부터 사업장에 대한 대손충당금 강화 부분은 이미 논의가 됐던 사항들”이라며 “업계에서도 이미 자발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어 “이번 실태 점검에서 신탁업체들의 자산건전성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사업부분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부동산신탁사별 신탁계정대 현황(2011년말) 〉
                                                  (단위 : 억원, 개)
(자료 :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자산운용과)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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