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김의석의 단상] 리더십 시험대에 선 첫 ‘산은맨’ 수장, 박상진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11 18:00

창립 70년 축포 뒤, 대통령 동문 인연 꼬리표 부담
산업정책 갈등 속 내부 신뢰 회복과 통솔력 관문
첨단산업기금·MASGA 지원 등 국가적 현안 대응
“정치 코드 아닌 시장 논리로 성과 입증해야….”

[김의석의 단상] 리더십 시험대에 선 첫 ‘산은맨’ 수장, 박상진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창립 70년 만에 산업은행에서 첫 내부 출신 회장이 나왔다. 주인공은 박상진닫기박상진기사 모아보기. 조직 내부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다. 지금까지 산은 수장은 대부분 관료나 정치권 추천 인사였다. 외부 인사 체제는 적응과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렸고, 때로는 내부 반발을 낳았다. 이번 인사는 “신입사원도 언젠가 수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현실로 만든 상징적 사건이다. 오래 이어진 유리천장의 첫 균열이자, 축하받을 변화였다.

그러나 축포는 오래가지 않았다. 박상진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능력보다 코드 인사라는 해석이 앞섰다. 중앙대 법대 고시반 인연, 대선 캠프 측면 지원, 대통령과의 문자 교류설 등이 거론되며 본부장급 경력과 조직 장악 경험 부족 논란까지 더해졌다. 내부 출신의 성취가 정권 코드와 겹치며, 그는 취임 직후부터 시장과 정치의 이중 시험대에 섰다.

물론 산은 회장이 학연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박 회장은 성실하고 겸손하며, 조직 내 적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정적 통솔력의 바탕이 되는 요소다. 다만 본부장급 경력만으로 최고경영자로서의 역량을 증명하기는 어렵다. 성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개인적 인연은 단순한 배경 설명을 넘어 끊임없는 평가 잣대로 작동한다. 결국 정치적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실질적 성과뿐이다.

30년 산은맨 출신으로 첫 내부 회장에 오른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30년 산은맨 출신으로 첫 내부 회장에 오른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그에게 던져진 첫 시험은 부산 이전 문제다. 사업 효율성과 지역균형발전 논쟁은 오래 지속됐고, 노조는 서울 복귀를 강경히 요구한다. 단순한 행정 이전이 아니라 신임 회장의 리더십을 가늠하는 출발점이다. 과거 공공금융기관 이전 사례에서 보듯, 거점 결정은 정치·사회·조직의 이해가 얽힌 난제다.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구조조정이나 혁신금융 등 다른 현안 추진력도 달라진다.

두 번째 도전 과제는 구조조정이다. HMM 지분 매각, STX조선, KDB생명 매각 과정은 시장이 원칙과 균형을 확인한 사례였다. 초기에 명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제시하면 정치 개입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반대로 원칙이 흔들리면 모든 결정은 정치적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영역인 만큼, 시장 신뢰와 정책 목표의 충돌을 읽어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세 번째 관문은 혁신금융이다. 첨단산업기금, MASGA 지원, 국민펀드 등 대형 프로젝트는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차세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성과 평가는 투자 건전성과 회수율이 가른다. 성공하면 산은은 이름 그대로 ‘산업의 은행’으로 전략산업의 든든한 기둥이 된다. 실패하면 관치금융 논란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은 오히려 더 냉정한 평가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시장 친화적 원칙과 정책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는 정교한 설계가 필수다.

네 번째 도전 과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일본 정책투자은행(DBJ)은 재생에너지와 해외 인프라 투자로, 독일 개발은행(KfW)은 녹색금융과 스타트업 지원으로 외연을 넓혔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은 사실상 글로벌 IB에 버금가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비해 산은은 여전히 국내 구조조정과 전통 산업 지원에 치중해 있다. 공동투자, ESG 프로젝트, 글로벌 리스크 관리 등에서 국제 기준과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시급하다.
생산적 금융, 산업 구조개혁, 내부 현안 해결 등 산적한 과제가 박상진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생산적 금융, 산업 구조개혁, 내부 현안 해결 등 산적한 과제가 박상진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조직 안정도 전제조건이다. 부산 이전 논란은 직원 신뢰에 균열을 남겼고, 노조의 시선도 차갑다. 내부 승진의 상징성이 이어지려면 투명한 인사 원칙과 정공법의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 첫 인사에서 정치적 고려가 앞서면 상징성은 빛을 잃는다. 반대로 공정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입증하면 ‘산은맨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조직 안정의 힘이 된다.

결국 박상진 회장은 부산 이전, 구조조정, 혁신금융, 글로벌 전략이라는 네 가지 시험대 앞에 서 있다. 어느 하나도 단순하지 않고 서로 긴밀히 얽혀 있다. 한 축이 흔들리면 다른 과제의 추진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초기 몇 건에서 시장 친화적 원칙과 신뢰 구축에 성공한다면, 부정적 꼬리표는 임기 전체를 관통하는 긍정적 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

산업은행은 늘 국가 산업정책과 금융시장 신뢰 사이에서 줄타기해왔다. 이제 내부 출신 회장이 그 줄타기를 이어가야 한다. 정치와 시장이라는 상반된 시선 속에서 박 회장이 어디에 균형점을 두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산은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산은맨의 영광’이 정치적 굴레로 퇴색할지, 산업금융 도약의 발판이 될지는 그의 선택과 성과에 달려 있다.

김의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eskim@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50대 직장인의 고민(5) 건강 관리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건강, 아직 괜찮다고 생각하는가?50대가 되면 건강을 걱정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관리는 잘하지 않는다.“아직은 괜찮다.”, “조금 피곤한 것뿐이다.”, “건강검진 결과도 크게 문제없다.”이렇게 생각한다.며칠 전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57세인 후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건설 현장의 책임자로 일하며 촉박한 일정과 업무 부담을 안고 지내던 중 내출혈이 발생했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너무 젊은 나이였다.그 소식을 접하며 건강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50대 직장인은 자신의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체중이 늘고 배가 나온다.조금만 일해도 쉽게 피곤하다.근력이 떨어진다.술을 마신 다음 2 회색 도시에서 초록의 생태 도시로: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17년이 건네는 탄소중립 시사점과 한국의 과제 전 세계가 기후 위기의 확장으로 전례 없는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지구촌 각지에서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유례없는 폭염과 열섬 현상이 도시를 엄습하고, 단시간에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빈틈없이 포장된 도심을 순식간에 거대한 물바다로 만든다. 이 거대한 지구적 재앙 앞에서 인류가 구축해 온 대다수의 현대 도시는 여전히 속수무책이거나 임시방편적인 대응에 머물고 있다.과연 인간이 욕망의 소산으로 빚어낸 회색 도시가 다시 자연과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생태 도시로 체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까? 이 근본적이고 무거운 질문에 가장 선명하고 실증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 바로 네덜 3 [머니무브 2026 주요 연사에게 미리 듣는다(3)] 오동석(알상무) “시장 가격보다 돈의 방향 봐야…통화정책 전환 주목” “지금 시장을 바라볼 때 단기적인 지수 전망보다 통화정책의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오동석 전 슈카월드 주식분석가(알상무)는 오는 29일 열리는 ‘머니무브 2026-부의 공식’ 포럼을 앞두고 “지금 시장의 가격보다 그 가격을 움직이는 돈의 방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동석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로, ‘알상무’라는 이름으로 경제·투자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의 작동 방식이 달라진 만큼, 앞으로는 금리와 유동성, 환율 등 통화정책의 변화가 자금 흐름과 자산시장, 나아가 부의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Q1. 이번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