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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년 구광모 LG 회장, ‘배터리 전략’ 성과 가시화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6-01 00:00 최종수정 : 2020-06-01 02:10

파나소닉·테슬라 독점 깬 결단
폐쇄적 R&D 버리고 JV 적극적

출범 3년 구광모 LG 회장, ‘배터리 전략’ 성과 가시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취임 3년을 맞는다.

40대 초반 젊은 나이로 총수에 오른 구 회장은 연구개발(R&D)과 고객가치를 핵심 경영가치로 내걸었다. 이는 선대 LG 회장들의 경영신념이기도 했다. 구 회장은 물려받은 자산을 단순히 계승한데 그치지 않고 변화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은 유연한 전략전환에 대한 의사결정 속도에서 돋보이고 있다. 이는 그룹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배터리 사업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테슬라 뚫은 투자 본능

LG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LG화학은 전기차 개화 시기를 앞두고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구 회장은 적임자로 3M 출신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을 직접 영입했다. LG화학 창립 71년 이래 최초 외부영입 CEO다. 글로벌 소재 기업 출신으로서 다양한 고객사와 접점이 많은 신 부회장의 강점을 활용하려는 인사다.

올해 LG화학은 테슬라의 중국형 모델3에 배터리 공급 성과를 이뤘다. 10여간 이어진 테슬라와 파나소닉간 독점관계가 처음으로 깨진 순간이다. 고객사인 테슬라와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성과로 평가 받는다.

테슬라와 파나소닉 관계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슬라는 첫 양산차에 파나소닉 배터리를 채택했다. 양사는 2014년 50억달러(약 6조원)를 쏟아붓는 미국 네바다 ‘기가팩토리1’ 배터리공장 합작투자를 본격화하며 관계를 더욱 굳건히 했다.

균열이 시작된 건 기가팩토리1 성과물인 모델3가 출시된 2017년 하반기부터다. 모델3는 출시 후 1년간 당초 테슬라가 약속한 물량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시장으로부터 “사기꾼”으로 몰리는 등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파나소닉은 경영위기 등을 이유로 기가팩토리1 추가 투자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급기야 머스크는 모델3 생산차질이 배터리 공급 문제 때문이라며 파나소닉을 우회 비판했다.

이 시기 LG화학이 움직였다. 2019년 1월 LG화학은 중국 난징 배터리공장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액 절반은 원통형 배터리 확대에 쓴다고 밝혔다. LG화학이 테슬라와 공급 계약에 성공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 코로나에도 배터리 성과 가시화

이전까지 LG화학이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LG화학은 주로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는 파우치 모양의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반면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하고 있다.

관련 제품 라인업을 보유한 삼성SDI가 테슬라의 새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LG화학이 중국형 모델3향 배터리 공급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드러났다.

LG화학 ‘테슬라 효과’는 올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올해 전기차배터리 관련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중국 등에서 사실상 사업활동이 마비된 상황에서 성장을 자신한 것이다.

3월 시작된 모델3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 근거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4월 LG화학은 전세계 전기차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2분기부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실적이 인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서 합작 통한 수주 나서

LG는 그간 폐쇄적인 관행을 버리고 글로벌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도 나섰다.

당초 LG화학은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배터리 합작사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019년초 공격적인 전기차 계획을 발표한 폭스바겐이 배터리 공급을 위한 파트너사를 찾는 움직임이 시장에 포착됐다.

당시 LG화학은 “합작법인은 안정적인 수주가 가능하지만 핵심 기술유출 리스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 직후 LG화학은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합작법인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됐다.

LG화학은 같은해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12월 미국 GM과 법인 설립을 마무리 지었다. 올초에는 현대차와 배터리 공동투자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 투자전문가는 “전략동맹은 투자비 부담을 대폭 완화할 수 있다”면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배터리 분야에서는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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