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소비가 많이 일어나는 연말과 연초에 금융권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진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높아지는 연체율을 잡기 위해 연체채권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총 대출 연체율은 10월말 현재 여신 45조6449억원의 17.3%(7조8965억원)로 9월 여신 44조8727억원의 16.6%(7조4488억원) 대비 0.7%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 증가세는 12월부터 2월 사이에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연체율은 17.2%, 2월 18.3%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아지면 고정이하여신 등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우량저축은행 기준에서 멀어지게 된다”면서 “기준에서 탈락될 경우 지점 확대 등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액신용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HK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및 채권 회수를 강화하면서 연체율도 줄여나가고 있다.
HK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본부를 두고 부본부장 직속으로 채권기획팀, 채권지원팀, 담보회수팀, PF회수팀, PF심사팀 등을 두고 철저한 연체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61.1%에 달하던 연체율은 올 3월 23.9%, 6월 21.0%, 9월 17.4%로 줄어들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HK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 아파트담보대출 등 소매금융을 주력영업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소매금융은 과거처럼 적당히 해서는 안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및 채권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관리를 통해 최근 회수가 잘 돼 연체율이 낮아졌으며 수익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용정보회사를 자회사 및 모회사로 두고 있는 저축은행도 전략적으로 연체채권 관리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진흥·경기저축은행은 KF신용정보를 인수해 사명을 진흥신용정보로 바꾸고 한국저축은행과 관련사인 진흥, 경기 저축은행의 연체채권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SLS캐피탈을 인수하면서 자회사인 KF신용정보도 인수하게 됨으로써 채권관리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솔로몬저축은행도 모회사인 솔로몬신용정보를 통해 장기 연체 채권관리를 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3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채권의 경우 자체적으로 관리하며 오래된 장기 채권의 경우에 모회사인 솔로몬신용정보를 통해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이같은 채권 관리를 통해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2004년 6월말 총 대출 연체율은 21.2%, 2005년 6월말 22.4%에 육박했으며 2006년 6월말을 기준으로 15.5%로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는 과거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로 부실위험을 겪은 뒤 철저한 리스크 및 채권관리를 해와 소액신용대출 연체율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2월 58.4%에 달했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10월말 현재 49.3%로 줄어들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저축은행들이 성장에 치중해왔지만 이제 성장한 만큼 안정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면서 “대형사의 경우 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리스크관리 및 채권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특히, 연말과 연초에 증가하는 연체율에 대비해 채권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