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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점장 “아! 옛날이여”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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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8-04 19:52

美系 컨설팅 이후, 대출 세일즈맨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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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풀리기’ 속출…모집인이 지점 장악할 판



시중은행 지점장들의 화려했던 시절이 사라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외국계 컨설팅사들의 자문을 집중적으로 받았고, 이 결과 본점의 역할이 강조되고 지점은 영업활동의 전초기지로 자리잡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 지점장들의 입지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실적이 저조한 점포는 곧바로 문을 닫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은행 일선 지점들의 실적 부풀리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향후 지점의 역할이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대출업무 상당부분을 모집인들이 전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점차적으로 대출 모집인(Loan Broker)들이 은행 지점의 역할을 대체 하고 있다. <표 참조>

외환위기이후 구조조정차원에서 외국계 컨설팅사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사업부제를 도입한 시중은행들이 후선업무 본점 집중화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국민 신한은행이 업무구조혁신(PI)도입을 마쳤고, 우리 조흥은행도 이를 추진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8월말까지 맥킨지로부터 컨설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후선업무의 본점 집중화는 지점장들을 치열한 영업현장으로 내 몰고 있다. 철저한 성과급체제와 목표달성의 짐을 떠안고.

신한은행 서울지역의 한 지점장은 “출근과 동시에 VIP고객의 경조사를 챙기거나 취미생활을 파악하고 있으며, 지역 우량기업과는 대출금리 문제를 놓고 다른 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입사했을 당시 쳐다보던 지점장의 모습과 지금 자리에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목표달성을 위한 영업활동이 강화되자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국민은행의 ‘지점 실적 부풀리기’ 사건이 바로 그것.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전국 영업점의 올 상반기 실적과 7월 실적에 대해 검사를 벌인 결과 20여개 지점이 실적을 부풀려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거짓 보고한 것을 적발했다.

국민은행이 영업실적을 강조하자 일부 지점장들이 무리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국민은행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500만원의 개인대출 전결권도 없는 일선 지점장들의 현재 모습과 300~500만원에 불과한 지점장 업무추진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특히 최근 격화되고 있는 가계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일부 은행들의 무리한 제살 깎기 경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여기에 실적이 저조한 지점 폐쇄는 현장을 뛰어다니는 지점장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오는 9일 某 은행 부산 범천동 지점이 영업을 종료하고, 다른 은행들도 수익이 나지않는 점포의 간판을 속속 내리고 있다.

대출 세일즈맨화 되어가고 있는 지점장들의 입지를 더욱 축소 시키고 있는 것은 모집인제도. 이미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일선 지점들의 경우 2~3명의 심사역만 근무하고 있으며, 자동화기기를 통해 고객들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대출의 상당부분을 모집인을 통해 알선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향후 10년내에 지점의 여수신 영업활동 마저 모집인들이 대체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은행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지점장들은 설 땅이 점점 좁아질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취급실적이 10조를 넘어서고 있으며, 우체국 일부 지점에서는 집배원과 우유 배달원들이 여신업무에 이어 수신업무까지 하고 있다.



<은행 대출모집업무 운영현황>

/ / 개인 대출모집인 / 업체 대출모집인

/ 업체 형태 / 퇴직직원등 / 부동산중개업소등

/ 게약방법 / 업무위촉계약 / 업무제휴계약

/ 은행수(개) / 11 / 16

/ 모집인수(명) / 1381 / 2만2433

/ 수수료(%) / 기본급 없이 대출금액의 0.2% / 대출금액의 0.2%

/ 대출취급실적 / 3조9123억원(8만 9000건) / 7조2679억원(12만 4000건)

*2002년 3월말 현재 (단, 대출취급실적은 2001년 기준)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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