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의 변신은 우선 그동안 최대고민이자 과제였던 후계구도를 포함한 오너십문제를 구체화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날 주총에서 교보는 대주주인 신창재닫기

이만수사장을 유임시켜 경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도모하는 한편, 권경현전무를 대표이사 부장으로 발탁해 차기전문경영인구도 또한 조기 가시화 시켰다.
과거와는 다른 예측 가능한 인사가 단행된 것인데, 지배구조개선과 관련 등기이사가 4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비교적 젊은 편인(51년생)권부사장을 발탁함으로써 사실상 차기구도를 확정한 셈이다.
권부사장은 교보생명뿐아니라 생보업계 전체에도 잘 알려진 역량있는 보험전문가. 특히 기획통인 그는 사장감으로 이미 지목돼온 인물. 교보는 이로써 그동안 신창재회장의 위상과 전문경영인구도를 명확히 하지 못한데 따른 조직누수요인을 완전히 제거했다.
그만큼 조직의 탄력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경쟁사인 삼성에 비해 항상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경영조직의 안정성이 그만큼 증대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 주목해야할 것은 신회장의 등장과 동시에 내용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다는 점이다.
기존기구조직을 고객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 경영관리시스템 전반을 시대에 맞게 고쳤다. 대외홍보도 부쩍 강화하고 나섰다. 일례로 교보는 이번에 수십년간 써온 슬로건인 ‘교육보험연금보험’을 과감히 버렸다.
기존의 슬로건이 교보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주는 장점은 있지만 너무 교육보험에 한정된 느낌을 주는등 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새슬로건은 ‘기분좋은 선택’으로 확정했다. 교보는 슬로건변경에 맞춰 홍보도 대폭 강화한다.
그동안 수차례 고민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던 케이블 TV CF를 6월부터 추진한다. 약 1억원의 비용을 들여 MBC애드컴이 만든 것으로 YTN, MBN등 5개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또 전국10여개극장을 통해서도 소개된다.
이로써 이미 케이블 TV광고를 시작한 삼성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 “그러나 이번 주총을 계기로 교보인들이 갖게된 가장 큰 변화는 이런 물리적 변화보다 앞으로는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경영이 전개될 것이라는 믿음을 얻은 것”이라는 관계자의 지적이 교보가 선택한 변화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