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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CFO 위에 사장급 재무 사령관 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9 16:13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상위에 전사적 권한을 가진 사장급 ‘전략·재무 사령탑’이 전진 배치됐다. 수백조 원 단위의 천문학적인 투자 결단과 지정학적 공급망 위기 대응이 요구되는 AI 반도체 패러다임 속에서, 단순 비용 통제를 넘어선 최고위급 컨트롤타워를 통해 리더십을 일원화하고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지원실' 명칭을 '경영지원담당'으로 변경했다. 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CFO 박순철 부사장의 직책도 경영지원실장에서 경영지원담당으로 변경됐다. 경영지원 조직 산하에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기획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개편이라는 해석이다.

박 부사장의 역할은 과거 CFO보다 축소된 모습이다. 삼성전자 CFO는 자금 흐름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재무 업무뿐만 아니라, 반도체(DS)와 세트(DX)부문 등 광범위하게 걸쳐있는 전사 사업 전략을 조율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전사 CFO는 사장급 인사가 맡아왔다. 기존 CFO가 이사회 일원으로 회사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 것과 달리 박 부사장은 이사회에서도 빠져있다.

오히려 전임 CFO인 박학규 사장의 경영 반경이 더 넓어진 모양새다. 박 사장은 작년 연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한 달여 앞두고 정식 조직으로 격상한 사업지원실 수장에 올랐다. 사업지원실은 실질적으로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직속 조직으로 여겨진다. 또 사업지원실 산하에는 기존 전략·피플팀 외에도 경영진단·M&A팀을 편입해 덩치를 키웠다. 전략팀장에는 박 사장 이전에 전사 CFO를 역임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사장이 합류했다. 전략 투자 등 핵심 의사결정권이 경영진단실에서 사업지원실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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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CFO도 부사장급인 김우현 재무담당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와 다른 점은 재무를 포함한 미래전략, 구매, 기업문화 등 지원 조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코포레이트 센터'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4년 6월 신설된 코포레이트 센터는 송현종 사장이 이끌고 있다. 송 사장은 SK텔레콤 IR실장, 경영지원단장 등을 역임하고 SK하이닉스로 이동해 미래전략본부장, 마케팅·영업, 기업문화 담당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왔다. 코퍼레이트 센터가 설립되기 전까지 재무 조직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운영됐다.

수백조 원 베팅하는 AI 패권 경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CFO보다 직급이 높은 일종의 전략·재무 사령관을 별도로 두는 이유는 뭘까. 이는 반도체 산업에서 재무 조직은 단순한 '곳간지기' 이상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AI발 반도체 초호황으로 앞으로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주기가 짧고 수요 예측이 어려운 AI 반도체 특성상, 보수적인 손익 계산에만 의존해서는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선 협상력과 결단력을 갖춘 리더십이 전면 배치되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투자(CAPEX) 및 연구개발(R&D)에 1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회사는 설비투자에 52조1500억 원, 연구개발 38조 원 등 총 90조 원을 투입했다.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최소 20% 이상 키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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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더컴퍼스(2022~2025년), 삼성전자·한국신용평가(2026년)

자료=더컴퍼스(2022~2025년), 삼성전자·한국신용평가(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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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026년 투자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진 않고 "전년보다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만 했다. 김우현 부사장은 지난 1월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매출 30% 중반 수준의 설비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급격히 상향된 회사의 매출 전망치는 340조 원으로, 설비투자에만 120조 원을 쓴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설비투자 금액은 4분의 1 수준인 29조 원이다. 다만 신용평가사 등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올해 40조~47조 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반도체 관련 투자는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 말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600조 원 가량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128조 원을 계획했다.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그 만큼 심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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