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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침하 발견 뒤 안전진단…서소문 고가 중대재해 왜 못 막았나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7 15:33

전문가 “위험 징후 있었는데 왜 들어갔나”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주현태 기자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주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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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상판 침하가 확인된 이후 현장 통제와 위험성 평가, 안전점검 절차가 적절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27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는 철거 작업 도중이 아닌 안전점검 과정에서 발생했다. 철거 막바지에 발견된 침하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관계자들이 교량 하부로 진입했다가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참변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이 사고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 공사 관계자 3명이 숨졌고, 3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2시30분께 서소문 고가에서 약 2㎝ 규모 침하 현상이 발견돼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설명에 따르면, 슬라브 절단 작업 중 단차가 2.9㎝ 내려앉아 작업을 멈췄다. 이후 오후 2시께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 사이로 들어갔다가 중간 부분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거더는 교량 상판을 지지하는 구조물이다.

이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 위험 신호를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확실한 후속 조치 없이 안전진단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1966년 준공된 서소문 고가차도는 길이 335m, 폭 14.9m 규모다. 2019년 콘크리트 파편 낙하 사고 이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다. 철거 공사는 지난해 8월 시작됐으며, 서울시는 올해 6월 철거를 완료하고 2028년 2월 새 고가차도를 준공할 계획이었다.

시공사는 흥화다. 흥화는 올해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83위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약 3385억원이다. 건설사업관리단은 수성엔지니어링이며, 주무기관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전형적인 중대재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전 침하 현상이 발견된 상황에서 현장 통제와 위험성 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새벽 시간대 침하 현상이 발견된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이미 안전 문제가 발생했다면 최초 목격자의 의견을 토대로 즉시 긴급 안전진단팀을 꾸리고 서울시와 시공사·안전관리 관계자들이 상황을 공유하고 즉시 행동에 나섰어야 했다”며 “이번 사고는 무조건적인 중대재해로, 대형 참사로 번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인 수준”이라고 했다.

실제로 해당 고가도로 아래에는 차도·인도는 물론 경의중앙선 전철과 KTX가 지나는 철로도 있다. 도로 위 민간인·차량·기차 위로 붕괴됐을 가능성도 있었던 셈이다.

또한 안 교수는 인력 투입을 지시하고 승인한 주체를 명확히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공사의 해체 과정·안전관리계획서와 더불어 최초 보고 이후 시공사·사업관리단·서울시가 현장의 위험성 평가를 어떻게 내렸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위험하다고 판단됐다면 크레인을 활용한 안전진단 등을 참고했어야 하는데, 그런 시도 자체가 없었던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관계부처는 사고 원인 분석과 수사에 착수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직후 철거 작업 중지와 사고 원인 규명, 신속하고 엄정한 감독·수사를 지시했다.

서울경찰청은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중대재해수사계와 과학수사팀, 관할 경찰서 형사팀 등 50여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서울시와 시공업체 등을 상대로 철거 작업이 절차대로 진행됐는지, 붕괴 조짐이 있었음에도 안전점검을 무리하게 진행한 것은 아닌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도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사팀은 중대재해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5부 소재환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검사 4명과 수사관 6명 등 총 11명 규모로 꾸려졌다.

이들은 철거 작업이 관련 절차와 안전 기준에 맞게 이뤄졌는지, 붕괴 위험 신호가 사전에 있었는지, 위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작업이나 안전점검이 강행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시는 유가족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장례 절차·재난지원금·심리상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부상자에 대해서도 치료비·위로금·심리상담 등을 지원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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