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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로막힌 저축은행, 올해 숙원사업 규제 풀릴까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1-09 00:00

예보료율 인하·유가증권 투자 한도 확대 필요
65% 달하는 상속세에 저축은행 간 M&A 막혀

성장 가로막힌 저축은행, 올해 숙원사업 규제 풀릴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기조가 올해 저축은행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예금보험료율부터 지역의무대출비율, 인수합병(M&A) 등 지난 10여년간 업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케케묵은 규제가 여전히 저축은행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그간 저축은행이 건전성 강화 노력을 지속해오며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를 위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성장해온 만큼, 올해는 제한적인 업무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3분기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확대로 실적 급감을 경험했기에, 이들의 건전경영을 위한 환경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예보료율 인하

먼저 예금보험료율(예보료율) 규제다. 예보료는 금융기관이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러 고객의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될 상황에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금융사로부터 걷는 법정부담금이다. 예보료율 상한은 0.5%이며 저축은행은 0.4%로 설정돼 있다. 시중은행 0.08%, 보험·증권 0.15%, 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0.2%인 것과 비교하면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이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업계는 예보료율을 다른 업권과 동일하게 0.15~0.2% 내외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건전성 자기자본 등의 규모가 크게 개선됐고 현재까지 미회수된 금액 역시 다른 업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저축은행만 징벌적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또 높은 예보료율이 대출금리에 반영돼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차주 부담 역시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아직 특별계정으로 저축은행 부실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절반도 회수하지 못해 예보료율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공적자금 27조291억원이 투입됐는데 아직까지 미회수된 금액은 13조5076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예보와 금융위원회는 올해 8월까지 연구용역과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에 검토 경과 정기보고를 진행하며 관련 법령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예보제도 개선대응 TF’를 구성해 금융당국의 예금보험제도 개선 작업에 대비하고 있다.

유가증권 투자 한도 확대

업계는 유가증권 투자 한도 규정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유가증권 투자는 타사의 주식을 매입해 주주로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가증권 투자를 통해 투자이익을 높여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지만 투자 한도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제30조(유가증권 보유의 제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식 투자 한도는 자기자본의 50% 이내다. 비상장 주식과 비상장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자기자본의 10%를 넘길 수 없다. 시중은행의 경우 자기자본의 60% 한도 내에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저축은행은 그간 기준금리 급증과 함께 기존의 예대마진 추구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호소해왔다. 수신을 끌어오면 저축은행은 더 많은 대출로 실적과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대출로 받을 수 있는 금리도 연 20%로 제한돼 있어 사실상 예대마진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영업구역 및 M&A 규제 완화

영업구역 제한도 애로사항이다. 영업구역 제한은 각 회사별로 속한 영업구역 내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 대출을 시행해야 하는 규제다.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은 수도권 50%, 비수도권 40% 이상으로 하고 있어 지역 영업 기반으로 수익을 높여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 경제 침체와 인구 감소 가속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복수의 영업구역을 가진 저축은행 대비 단수 영업구역인 지방 저축은행이 영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영업구역별 저축은행은 수도권 권역 저축은행이 42개사로 전체 53.2%를 차지하며 부산·울산·경남 12개사, 대구·경북·강원 11개사, 대전·충남북 7개사, 광주·전남북 7개사다. 대형 저축은행은 대부분 수도권을 포함한 복수 영업구역을 보유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저축은행은 총자산과 여신, 순이익 등에서도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비중은 2014년 6월 말 75%에서 2022년 6월 말 84.1%로 확대됐으며 여신 비중도 75.4%에서 84.4%로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2021년 지역 사회에 필요한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지방은행 평가제도를 개선하고 저축은행 간 M&A 규제를 완화했다. 지방 저축은행이 해당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중개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기존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영업구역이 다른 지역의 저축은행의 합병을 금지했던 것을 서울지역이 아닌 저축은행은 영업구역을 2개까지 확대하는 합병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단 합병 전·후 기준 규제비율 이상의 BIS비율을 달성하고 최근 3년간 제재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는 M&A 진척 등을 통한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구역 설정은 특정 금융사에게 독점권을 부여해 경쟁을 통한 적정 금리 수준으로의 조정을 어렵게 만드는 면이 있어 영업구역 관련 규제에 대한 형평성 확보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영업구역 제한을 폐지하고 영업구역 규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의 경우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저축은행이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 주요한 공급기관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보증대출을 포함한 중금리대출에 대한 영업구역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을 기존 40%에 30%로 인하하고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비율 산정 시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사잇돌2와 자체 중금리대출은 150%, 지역신용보증 중금리 사업자대출은 130%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가업승계 저축은행 세제 특례 부여

최대 65%에 달하는 높은 상속세율도 완화가 필요한 규제로 꼽힌다. 79개 저축은행 중 약 30곳이 오너 경영을 하는 곳으로 현재 상속이나 증여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오래전부터 당국에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는 상속과 증여 등 가업승계를 준비해야 하는 저축은행은 세제 특례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대주주 고령화로 가업승계가 필요하지만 높은 상속세율에 회사 매각을 고려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황 악화와 M&A 규제로 회사를 인수할 적임자를 찾기 어려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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