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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금융 청산 택한 한국씨티은행…신규 중단·희망퇴직(종합)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0-25 14:01

17년 만에 철수…매각 불발에 단계적 폐지 결정
당국 “소비자 보호 위해 필요 조치 적극 시행”

소비자금융 청산 택한 한국씨티은행…신규 중단·희망퇴직(종합)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철수를 추진해 온 한국씨티은행이 매각에 실패하고 단계적 폐지(청산) 절차를 밟는다. 한국씨티은행의 고비용 인력구조와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의 매력이 줄고 있는 점 등이 매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04년 씨티그룹이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출범한 지 17년 만에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게 된다.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에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의 소비자 권익 보호, 거래 질서 유지 등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제출하라는 조치 명령을 사전 통보했다.

25일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고용 승계를 전제로 하는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다양한 방안과 모든 제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해왔으나 여러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여 전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해 단계적 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의 모회사 씨티그룹은 지난 4월 15일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단순화를 위한 사업전략 재편 등의 일환으로 한국을 포함한 13개 나라에서 소비자금융 사업의 ‘출구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철수를 공식화한 뒤 ▲통매각 ▲부분매각 ▲단계적 폐지 등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출구 전략을 추진해왔다. 당초 우선순위로 시도한 통매각이 어려워지자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각 부문을 별도로 분리해 매각하는 부분매각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불발됐다.

한국씨티은행은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실사에 참여한 복수의 금융사들과 매각 조건 등을 협의해 왔다. WM과 카드 부문의 경우 막판까지 협상이 이어졌으나 결국 인수 의향자들이 인수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고용 승계 등 높은 인건비 부담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작년 말 기준 3500명이다. 이중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이 2500명(영업점 직원 939명 포함)이다. 인력 정체로 평균 연령이 높아진 탓에 직원 평균 연봉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200만원에 달한다.

씨티은행의 평균 근속연수는 18년 2개월로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길고, 직원 평균 연령도 올 6월 기준 만 46.5세로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다. 주요 시중 은행들이 2000년대 초반에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도 씨티은행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금융 사업 자체의 인수 매력이 낮다는 점도 매각 불발 요인으로 꼽힌다. 씨티그룹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철수하기로 한 이유도 저조한 수익성에 있다. 씨티그룹의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소매금융 부문 수익은 15억5000만달러(약 1조71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0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1% 감소했다.

유명순닫기유명순기사 모아보기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 6월 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일부 잠재적 매수자들은 전통적인 소비자금융 사업의 도전적 영업 환경과 우리 은행의 인력구조, 과도한 인건비 부담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러한 매각 제약 사항들은 당행과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이기에 긴 시일을 두고 검토하더라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HSBC은행도 지난 2012년 산업은행과 소매금융 매각 협상을 벌이다가 직원 고용 승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실패하고 이듬해 청산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노동조합과 협의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소속 직원들에게는 행내 재배치 등을 통한 고용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말 정년까지 잔여 연봉의 90%를 보상하고 최대 7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의 희망퇴직안을 마련해 최근 노조와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수하고 금융감독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한 소비자보호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단계적 폐지로 모든 소비자금융 상품과 서비스의 신규 가입은 중단된다. 다만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계약 만기나 해지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신규 중단 일자를 포함한 상세 내용을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며 “이번 단계적 폐지 절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씨티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최종적으로 철수하면 지난 2004년 출범 이후 17년 만에 사업구조가 바뀌게 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영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영업을 이어간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진행하면서 관련 법규 및 감독당국의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자발적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포함한 직원 보호 및 소비자보호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며 “씨티에게 한국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인 만큼 기업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단계적 폐지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한국씨티은행에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사전통지했다.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의 소비자 권익 보호 및 거래 질서 유지 등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이행하고, 단계적 폐지 절차 개시 전에 해당 계획을 금감원장에게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금융위는 오는 27일 정례회의에서 조치 명령 발동 여부와 구체적 내용을 확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단계적 폐지와 관련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할 계획”이라며 “씨티은행의 소매금융부문 단계적 폐지가 은행법의 폐업 인가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검토 중으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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